이일주 칼럼

어제는 음력으로 1월 14일, 정월 대보름날이었다. 보통 때 같으면 온가족이 모여 앉아 오곡밥에 나물 무침으로 대보름 음식을 나누고, 윷놀이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 날이다.

시청 등 기관, 단체에서도 지역 곳곳에서 정월 대보름 민속행사를 마련하여 시민들이 대보름 명절의 의미를 알고, 더불어 즐거운 시간을 가지도록 하며, 서로 화합하게 하는 뜻깊은 날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어제는 많은 공주시민들이 문예회관 대강당에 가득 모여 대단히 중요한 행사를 개최하였다.

행사 명칭이 ‘공주 국립충청국악원 유치위원회 출범식 및 범시민 결의대회’로, 전체 공주시민들의 뜻을 결집하여 국립국악원의 중부분원을 공주로 유치하기 위한 대장정을 선언하는 매우 뜻깊은 모임을 가진 것이다.

특별히 누가 오라고도, 가자고도 하지 않았지만 많은 시민들이 한 곳에 모여 공주 국립충청국악원 유치위원회 출범식을 지지, 축하하고, 국립국악원의 중부분원을 공주로 유치해야 한다고 서명도 하고 목소리를 한데 모은 것이다.

최창석 공주문화원장이 5명의 공동위원장과 함께 ‘공주 국립충청국악원 유치위원회’의 유치선언문을 낭독하고, 김정섭 시장과 정진석 국회의원이 국립충청국악원을 공주로 유치해야 하는 당위성이 담긴 인사를 하면서 공주문예회관 대강당은 70여개 참여단체와 1200여명의 시민들이 하나같이 마음을 모아 굳은 결의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국립국악원 중부분원을 공주로 유치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지난 7월 1일 공주시장에 취임한 김정섭 시장이 후보시절에 공약으로 제시했던 것으로, 공주시의회에서도 박병수 시의장과 시의원들이 유치 결의를 했다.

김동일, 최훈 도의원도 국립국악원 중부분원 충남 유치 촉구 건의안을 대표 발의하여 충청남도의회에서 채택되도록 하였다.

설 연휴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유치 서명을 하였고, 이웃 세종시의 이춘희시장도 국립국악원 중부분원이 공주로 유치될 수 있도록 세종시민과 함께 응원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국립국악원은 서울 서초구에 소재한 본원 외에 국립부산국악원(부산진구 소재), 국립남도국악원(진도군 소재), 국립민속국악원(남원시 소재) 등 세 곳의 분원을 두고 있는데, 앞으로 증치할 가능성이 있는 분원을 유치하기 위해 제주, 영동, 정선 등 많은 지역이 경쟁에 돌입하였다고 한다. 이 중에서 우리 공주는 중부분원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국립충청국악원을 반드시 공주로 유치해야 이유는 무엇인가?

잘 알다시피 공주는 매년 전국 국악 경창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중고제판소리’의 고장으로 이미 수많은 명창을 배출하였다.

백제 기악과 미마지탈, 백제춤이 활발하게 전승되고 있고, 박동진 선생의 고향이라서 박동진판소리 전수관이 있다.

충남연정국악원이 공주에 있으며, 공주아리랑은 미국, 호주, 러시아 등지까지 그 우수성이 널리 알려졌다. 공주대학교에는 국악교수와 백제춤 전승 교수가 있다.

어디 그뿐인가? 선학리 지게놀이, 봉현 상여소리, 탄천 장승제, 의당 집터다지기, 하대리 칠석제, 선학리와 추계리, 장원리 논매는 소리, 논두렁 밭두렁 등의 동학소리, 추계리와 장원 궉말 풍장단 등등의 수많은 향토 민속과 민요 소리가 차고 넘친다.

공주에 국립충청국악원이 유치되면 인구유치와 경제효과는 어떨까? 대략 5천여평 정도의 부지에 연면적 2500평 정도의 건물이 세워지고, 기본적으로 국악 관련 기악단, 성악단, 무용단이 구성, 조직되어 수십명의 전문 국악인과 50여명의 행정직원이 상시 근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야말로 중요한 국가기관이 공주에 하나 더 생기는 것이다. 단순하게 국악 관련 전문가나 직원 100여명만 상근하는 것만은 아니다.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공주의 이 곳 저곳을 둘러보고 맛집을 찾게 될 것이다.

수시로 개최되는 명품 국악 공연을 보기 위해 세종에서, 대전 등지에서 공주를 찾는 관람객이 얼마나 많을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국악을 연구하는 학자 등 전문가가 수시로 세미나를 개최하게 될 것이고, 국악을 배우려는 후학들이 공주로 올 것이다. 이 정도만 생각해도 신명나는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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