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친상을 당해

찾아오는 손님들마다 큰절을 드렸다

옛날 예법 그대로 미안하고

죄스런 마음에서 그랬을 것이다

 

처음엔 머리를 바닥에 조아리긴 했지만

궁둥이를 조금 들고 큰절을 했다

자세도 불편하고 마음도 불편했다

보는 사람들도 그랬을 것이다

 

왜 사람은 절을 할까?

나는 당신의 적수가 아닙니다

나는 당신에게 이미 졌습니다

나는 온전히 나를 내려놓습니다

그런 뜻으로 절을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하다

절을 하는 동물은 인간 밖에는 없다

생각 끝에 궁둥이를 더욱 내리고

납작 엎드려 절을 하기로 했다

마음이 점점 편해지기 시작했다

 

될수록 납작 엎드려 절을 드려라

그것이 사는 길이고 이기는 방법이란다

어머니 가시는 마당에 한 수

가르쳐주고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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