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고(교장 조충식)는 2월 15일 거행된 제92회 졸업식에서 애국지사 故이철하 선생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고인은 1924년 공주고보(당시 6년제)에 입학해 학업에 전념하던 중, 4학년이던 1927년에 일본인 교장이 조선 사람을 무시하는 발언을 일삼는 것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촉구하는 편지를 보내 퇴학 처분을 받았다.

이 부당한 처사는 공주고보 최초의 동맹휴교를 촉발하였으며, 개교 이래 최초의 대규모 민족운동이자, 1929년 공주고보 맹휴사건의 선구적 계기를 제공했다.

故이철하 선생은 퇴학당한 후 서울의 중동고보에 편입해 조선학생과학연구회의 간부로 활동하던 중 중등학생들의 비밀결사 사건으로 재판을 받게 된다.

선생은 '치안유지법 위반'이라는 죄목으로 징역 4년형을 언도받고 서대문형무소에 수감, 혹독한 수형생활의 후유증으로 1936년 만27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 후 1993년 건국훈장 애국장으로 추서됐고, 현재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안장됐다.

평소 고인의 두 아들은 아버지가 다니셨던 공주고등학교에 임야 3만 600평을 기증하고자 하는 뜻을 밝혀왔으나, 공립학교의 특성상 직접 받을 수 없어 ‘공주고장학재단’에 기증, 지난 1월 초 등기서류 처리를 마무리했다.

이날 수여식에 참여한 고인의 손녀 이주혜 씨는 “아버지께서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저와 저의 아들이 명예졸업장을 받게 된 것을 자랑스러워 하실 것”이라며 “할아버지에게 공주고의 졸업생이 되는 명예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가슴 벅찬 소회를 남겼다.

조충식 교장은 “일제 강점기 학생의 신분으로 민족적 자존감을 회복하고자 민족운동을 전개한 고인의 행동은 후세에 길이 전할 귀감이자 우리 공주고의 자랑스러운 역사”라며, “그 뜻을 이어 후손들께서도 공주고 장학사업을 위해 뜻과 정성을 모아주시니, 세대를 이어오며 민족과 공주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신 공이 인정되므로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공주고는 다가오는 2022년에 개교100주년을 맞이하는 지역의 명문학교로서 훌륭한 선배들의 정신을 이어 받아 올곧은 역사의식을 품은 미래 인재양성에 힘쓰고 있다.

조충식 교장은 "학교역사관 리모델링, 장학금 모금운동 등 개교100주년기념사업을 통해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공주고의 다양한 사업에 동문과 지역사회의 많은 동참과 응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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