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중 마지막 절기인 대한(大寒)이 엊그제 지났다. ‘대한’은 소한과 입춘 사이에 있는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을 가진 절기이므로, 이때를 전후하여 1년 중 가장 큰 추위가 온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1월 초 경에 드는 소한이 지나고 보름 정도 뒤에 오는 대한이 일 년 중 가장 춥다고는 하지만, ‘대한이가 소한이네 놀러갔다가 얼어 죽었다’는 속담이 있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소한이 더 추운 편이라고 한다.
어찌 되었든 소한과 대한 사이가 1년 중에 가장 큰 추위가 닥쳐오니까 누구든 이때가 되면 괜스레 몸을 움츠리게 되고, 따뜻한 곳을 찾게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불타는 밤 뜨거운 공주’라는 주제로 공주군밤축제가 고마 일원에서 개최되었는데, 6만 5천명 이상의 시민과 관광객이 행사장을 찾았다고 한다.
새 해 들어 처음 개최한 축제가 크게 성공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징조이다. 그 뿐만 아니라 금년에 공주시에서 쓸 수 있는 예산도 많이 확보되었다고 하고, 또 김정섭 공주시장이 앞장서서 국립국악원 중부분원과 같은 주요 기관도 유치하려고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으니 크게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대한 추위에 집안에서도 두툼한 옷을 입어야 할 정도인데, 공주 중동사거리에서는 지난 17일부터 공주시의회 이창선부의장이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고 한다.
보도에 의하면 크게 두 가지 문제를 시민들에게 널리, 그것도 소상히 알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 하나는 공주시가 8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주시의 옛 중동별관을 리모델링하여 예술회관으로 사용토록 하는 것은 특정단체를 위해 거액의 시민 혈세를 투입하는 것이므로 반대한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하루에 1014부씩 신문이 시청으로 들어가는데, 발굴기사를 쓰지 않는 일부 언론사에게 들어가는 신문 구독료, 광고비 등이 과다하니 시민의 혈세를 수천만원 가져가는 어용기자들은 물러가라는 것이다.
필자는 단식농성하고 있는 공주시의회 부의장 주장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공주시청이 예술단체를 지원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도 아니며, 일부 언론사들을 무조건 비판하는 것도 아니다. 이창선 부의장의 주장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공주시청에서 명명백백하게 시민들에게 밝히면 될 일이다. 또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사람이 시의회의 부의장이기 때문은 더 더욱 아니다.
문제는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 전 대장암 3기로 수술했기 때문에 생명이 위중해 질 수 있다는 기사를 보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사람이 먼저’라는 슬로건을 내세우지 않았는가?
대한 추위가 엄습한 20일에는 탈진하여 병원에 후송하였다고도 한다. 엄동(嚴冬)의 텐트 속 길바닥에 암환자를 그대로 둘 수는 없다. 우리 가족이나 친지가 나름대로 공익을 주장하는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방치할 것인가? 공주시 김정섭시장과 공주시의회 박병수의장이 앞장서서 한시라도 빨리 단식농성을 끝낼 수 있도록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
공주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을 잘 마련하고, 시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열심히 취재하고, 보도하는 언론을 지원하는 일도 대단히 중요하니 심사숙고하여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바란다.
제 아무리 춥다고 하는 대한(大寒)이라고 해서 마음까지 추워서는 안 된다. 그러니 추울수록 시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아우를 수 있는 시정(市政)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