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시장 김정섭)가 중동 279번지 구 중동별관에 예술인회관을 건립하고자 하는 계획을 수립, 집행을 앞두고 있다. 구 중동별관은 417㎡(126평), 지하1층, 지상 3층으로 1987년 5월 27일 신축됐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15일 공주예총 임원진과 사업을 협의, 지역예술인들의 예술 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마련 및 시민의 문화향유 기회확대, 지역문화예술진흥에 기여 등을 명분으로 공주시의회의 예산승인을 얻어 예산을 확보했다.

공주시가 이 예술회관 리모델링에 투입하고자 하는 예산은 무려 8억원(보강공사 2억, 외벽 1억, 실내 및 시설물 5억)이다.

시는 ▲지하 1층(18.72㎡)-창고 및 작품보관실 ▲1층(202.38㎡) 예술전문 작은 도서관, 소공연장 ▲2층(120.00㎡)-연습 겸 전시실 ▲3층(76.50)㎡ 공주예총 회의실, 사무실(구조진단 수 증축가능) 등의 활용계획(안)을 갖고 있다.

2019년 국토교통부 고시 표준건축비는 작년도 1,859,000원에 비해 3.44%오른 1,923,000원으로, 3.3㎡당 635만원 수준이다. 2019년 표준건축비로 중동별관에 해당하는 면적을 신축했을 때의 비용은 8억 189만 1,000원으로, 리모델링 비용이나, 신축비용이나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도대체가 돈 무서운 줄을 모른다. 8억원이면 아파트가 네 채 값이다. 자기돈 이라면 과연 저렇게 사용하려할까? 32년 된 건물에 아파트 4채 값을 들여 리모델링한다고 새 건물이 되지는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이 엄청난 돈을 들여 리모델링을 한다고 해도 예술인 회관 건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데 있다.

이런 예산을 통과시켜준 공주시의원들은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 진정 시민을 대표해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사람들인지 묻고 싶다. 지난해 6.13 선거에서 “혈세낭비를 감시하는 파수꾼이 되겠다"며 애절하게 한 표를 호소했던 기억을 벌써 잊었나?

김정섭 공주시장은 지난 7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문화예술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층별 활용방안을 놓고 여러 의견들이 나왔다. 공연장과 전시장은 당초 목적에 맞게 설계가 되지 않으면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더구나 직접 공연을 하는 사람들이면 이는 눈을 감고도 알 수 있는 뻔한 일인데, 예총과 협의를 거쳤음에도 어떻게 이런 계획이 나왔는지 아무리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공주에는 문예회관, 공주대 백제교육문화관, 공주박물관, 공주문화원, 충남역사박물관, 고마, 문화예술촌 등 전시나,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또한 곰탐공원, 산성시장 문화공원, 시간이 정지된 음악공원, 동학사, 마곡사, 갑사 등에 야외무대가 설치돼 있다. 더구나 내년에는 충남역사박물관의 기능이 논산으로 이전될 것으로 보여 이 건물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주에는 공연, 전시할 공간이 이렇게나 많이 있는데, 굳이 지하 1층, 지상 3층 다 합해 126평 밖에 되지 않는 건물에 소공연장, 전시실을 또 설치하려고 하는 이유는 도대체가 뭘까?

다행히도 기자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공주시 관계부서에서는 문화예술촌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시장에게 보고하겠다는 입장이다. 고맙다. 제발 그러길 바란다. 구 중동회관을 사용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현 상태에 맞게 사무실로, 리모델링 없이 사용하라는 것이다.

혈세를 낭비하지 않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내 돈이라면 과연?”하는 생각만 하면 된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안 될까?

저작권자 © 특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