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남이 쓴 글의 오자는 잘 보이고
내가 쓴 글의 오자는 안 보일까
왜
남의 허물은 잘 보이고
내 허물은 보지 못하는 것일까
왜
남이 잘하는 모습은 안 보이고
내 잘하는 모습만 보이는걸까
왜
남들하고는 친절한데
유독 가족에게는 친절이 숨을까
왜
눈 앞에 펼쳐진 진리는 보지 못하고
서책에서만 진리를 찾을까
왜
남이 준 밥은 맛 있어 보이고
내 가족이 만든 집 밥은 심드렁할까
왜
입으로는 평화 행복 말하면서
평화와 행복을 실천하지 않을까
왜
거짓말은 그럴 듯 하게 들리고
참말로 하는 말은 귀에 안 들어 올까
왜
학교 공부엔 그토록 열중하면서
진리를 찾는 일은 등한히 할까
왜
우리는 앞만 보면서
보고 있는 자기는 볼 줄 모르는가
왜
우리는 들을 줄은 알면서
듣고 있는 자기 소리는 듣지 못하는가
왜
우리는 복을 달라 하면서
복 짓고 받을 준비는 안하는가
왜
우리는 가난은 벗으려 하면서
마음에 양식을 쌓아 두려 않는가
왜
우리는 그대가 부처다 하는 말을
반대로 듣고 중생놀음으로 사는가
왜
우리는 스스로 부처의 자녀다 하면서
법왕의 자녀다운 행과 실천은 하지 않는가
왜
날마다 생명을 향한 칼 휘두르면서
내 가족의 안위만 얻기 바라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