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쯤이면 ‘징글벨’ 등 캐롤 소리에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장독 위에는 하얀 눈이 쌓여 왠지 푸근한 마음이 드는 가운데 산타할아버지가 빨간 양말 한 켤레 정도는 주고가실 듯합니다.

하얀 눈처럼 하늘거리며 내리는 그리움 속으로 빠져봅니다. 저녁 해가 떨어지는 줄도 모르고, 향교 앞 동네에서, 나이와 상관없이, 열 댓 명이 족히 넘는 아이들이 모여 신나게 뛰어놀다 보면 언제나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소리 “희자야, 은주야, 일환아, 희지야, 만순아…밥 먹어라”

당시에는 캐롤송보다 더 많이 들었던 이 소리는 교동 향교 산 아래 울려 퍼지곤 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어머니께서는 가마솥에 가시나무 군불로 물을 데워 씻게 하셨지요. 참으로 따듯하게 느껴진 물이었습니다.

저녁밥을 먹고 얼마쯤 지나서 가족들은 겨울철이라서 닭이 알을 많이 낳지 않아 귀했던 달걀을 화로 불에 묻어 알을 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는 양말을 꿰매시고, 아버지는 신중하게 바지 주름을 잡으시려 요 밑에 바지를 넣었습니다. 아마도 다음날 동사무소에 볼일이 있으셔서 이겠지요. 이렇듯 가족들은 백열등 밑에 둥글게 앉아 겨울밤을 보냈습니다.

화롯불 인두를 잘못 건드려 알이 터지면 방안은 온통 재티로 난리가 난적이 많이 있었기에 알을 조심스레 굴리는 일은 어머니만 하셨습니다. 초저녁은 그렇게 가족들과의 온전한 시간이었지요. 그때를 생각해보면 어떤 명상보다 화려했고, 경건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이 부분을 공부했지만 인식, 의식, 집중 등 동시에 이렇게 온전하게 몰입할 수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환경에서만이 가능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아주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상태로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황금알 같은 추억이 진정한 명상이었음을 생각하며 어떤 순간에서도 그 상태에서 볼 수 있는, 그리고 느낄 수 있는 그것을 알아차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자연동작치료의 서른한 번째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주변에 자주 일어나는 소소한 작은 움직임의 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을 말입니다.

? 오늘 생각해보기

‘소소함’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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