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가는 명절 ‘중양절’을 보내고
잊혀져 가는 명절 ‘중양절’을 보내고
  • 이일주
  • 승인 2018.10.30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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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주 칼럼

지난 10월 17일은 음력으로 9월 9일, 중양절(重陽節)이었다. ‘중양절’은 ‘중구절(重九節)’ 또는 ‘중광절(重光節)’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9월 9일 중양절이 명절이라고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다보니 디지털문화대전에도 중양절은 ‘전라북도 김제 지역에서 음력 9월 9일에 행하는 세시풍속’이라고 정의되어 있는 실정이다.

중양절은 본래 중국에서 유래한 명절이지만, 신라, 고려 때에도 국가적인 행사를 하였다. 조선 세종 때에는 중구일(重九日)을 명절로 정해서 나이가 많은 대신들을 위해 추석날에 잔치를 하던 기로연(耆老宴)을 중양절로 변경하고, 중양절에는 특별하게 과거시험을 실시하여 중요한 날로 기렸다. 세종실록 45권, 1429년 9월 9일에도 “중양절이므로 원로대신에게 막걸리를 내리고 잔치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면, 음력 9월 9일을 ‘중양절(重陽節)’이라고 하여 명절로 정한 연유는 무엇일까?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10미만의 홀수 달(月)과 일(日)에 양(陽)에너지가 많이 발산된다고 믿었다고 한다. 그래서 1월 1일 설날, 3월 3일 삼짇날, 5월 5일 단오, 7월 7일 칠석, 9월 9일과 같이 음력으로 홀수 달과 날짜의 숫자가 겹치는 날을 명절로 삼은 것이다.

이와 같이 기수(奇數) 민속으로 볼 때 양수(陽數) 중 가장 큰 숫자인 9(九)가 달(月)에도 들고, 일(日)에도 들어서 겹치는 중양절이 에너지가 가장 강한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중양절이 되면 신체에너지를 발산하려 운동회도 하고,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산으로 구절초 꽃의 향기를 마시며 올라가[登高] 호연지기도 기르고, 일 년 동안 익힌 시를 지어 겨루었다. 이것이 오늘날 학교의 소풍과 운동회, 그리고 백일장이 된 것으로 보인다.

중양절에는 가을걷이가 거의 끝날 때라 집집마다 오곡백과가 풍성하고, 구절초가 흐드러지게 꽃을 피울 때라서 구절초 꽃과 잎을 따서 차와 화전(花煎)도 만들고 술도 빚었다.

또 중양절 날에는 구절초 차와 술, 떡과 과일을 마련하여 나이 드신 어른들을 모셔서 음식을 나누었다.

그리고 중양절 날에는 옛날 임금이 참석하여 제사를 올렸던 것처럼, 사가(私家)에서도 제사를 하거나 성묘를 하였고, 사찰에서는 기일(忌日)을 모르는 조상이나 무후영가(無後靈駕)에게 제를 올리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그나마 맥을 잇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이다.

2014년까지 15년간 공주에서 활동하던 ‘금강청소년문화진흥원’이라는 청소년 봉사단체에 가입하였던 중, 고등학교 학생들은 이런 점에 착안해 매년 중양절이 되면 영평사나 금강교 옆 야외무대에서 제례를 올린 후, 구절초 화전 부치기, 국화차 다례 배우기, 그림그리기, 글짓기, 인절미 떡 만들기, 노래 자랑 등 등 중양절의 세시풍속을 이으려는 문화 활동을 펼쳤다.

‘금강청소년문화진흥원’은 뜻을 같이 하는 공주 소재 대학의 교수들과 고등학교 교사들과 함께 자신들의 종교를 초월해 중양절 행사뿐만 아니라 단오절 행사와 같은 세시풍속을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금강 탐사, 유구천 문화 답사, 청소년 리더십 캠프, 문화재 지킴이 봉사 등 등 공주 지역의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매우 뜻깊은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런데 아쉽게도 금강청소년문화진흥원의 학생들이 중양절에 주로 활동하던 영평사가 세종시로 편입되면서 지금은 더 이상 공주에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금년에도 ‘문화의 달’ 10월에 공주에서 셀 수 없이 많이 다양한 문화 행사가 개최됐다. 그 중에 그 어느 곳에서 혹시 세시풍속 중양절 행사가 있었던가 하고 잊혀 진 듯 지나간 중양절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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