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철

공주시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풀꽃문학상(운영위원장 이준관)의 5번째 수상자가 결정됐다.

수상작은 본상에 나기철 시인의 시집 『지금도 낭낭히』, 젊은 시인상에 이해존 시인의 시집 『당신에게 건넨 말이 소문이 되어 돌아왔다』가 선정됐다.

심사위원은 윤석산(위원장, 한국시인협회장), 윤효(시인), 유성호(문학평론가)가 맡았다. 심사평을 쓴 유성호 교수는 “나기철 시인은 그동안 삶의 순간적 아름다움과 풍경의 세부를 단형의 정갈하고도 선명한 이미지로 잡아 그것을 단아한 정조로 노래해왔다. 가장 짧은 형식을 통해 가장 넓은 세계를 조망하려는 역설의 눈길과, 세상에 대해 차분하게 관조하는 시인의 개성적 시선이 결합된 가작들을 품은 것이다.

이처럼 나기철 시편은 지상의 세계에 개입하여 그것을 순간적으로 초월하려는 지향을 보여주면서 거기에 실존적 고백을 얹기도 한 심미적 풍경의 세계를 낭낭하게 창조하였다. 이번 수상이 오랜 시력에 상응하는 격려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해존 시인은 경험적 일상을 낱낱이 기록하기보다 그 이면이나 흔적에 가라앉아 있는 ‘그림자’를 통해 현실의 바닥에 있는 시적 페이소스를 형상화하고 있다. 자명한 동일성의 순간을 지체하면서 일상과 내면 사이에서 일렁이는 파상적 원심을 그려나갔다. 그의 시편은 우리가 과잉 대면했던 그로테스크, 카니발, 산문성 등으로 표상되는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로서 기억과 현실의 접선을 충실하게 만들어가면서 ‘말’과 ‘소문’ 사이의 간극과 그 불가항력적 필연성에 대해 노래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시선과 방법을 통해 한 시대를 건너가고 있는 이행기의 한 젊은 시인을 만나보게 된 것”이라며 수상을 축하했다.

본상 수상자 나기철 시인은 1953년 서울 출생으로, 신성여고 교사를 역임했으며, 1987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해 시집 『섬들의 오랜 꿈』, 『남양여인숙』, 『뭉게구름을 뭉개고』, 『올레 끝』, 『젤라의 꽃』, 『지금도 낭낭히』를 출간했다. 현 ‘작은詩앗 채송화’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 시인은 “그 동안 시를 써오면서 시는 다름 아닌 그리운 것, 기다리는 것, 안타까운 것, 간절한 것의 표현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 마음을 잃지 않고 시를 써나가겠습니다. 변방의 섬 시인에게 이런 게 올 줄은 몰랐습니다. 그간 적적한 시간이 많았지만 이번 수상은 제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해존

젊은 시인상 수상자 이해존 시인은 1970년 공주 출생으로, 201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당신에게 건넨 말이 소문이 되어 돌아왔다』를 출간한 바 있는 그는 현 ‘시인동네’ 편집부주간이며,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시인은 “스스럼없이 다가가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풀꽃처럼 저의 시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다시 다잡을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은 것 같습니다. 마음의 행방을 잃고 갈팔질팡하던 시치(詩癡)인 저에게 큰 이정표가 되어 주었습니다. 정직함으로 길을 밝혀 더듬더듬 오래 가겠습니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식은 오는 20일(토) 오후 1시 공주풀꽃문학관에서 있을 예정이며, 상금은 본상 1000만 원, 젊은 시인상 500만 원이다.

나태주 시인은 "풀꽃문학상이 5회째 9명의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며 "많은 독자들께서 보다 큰 애정과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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