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자의 동작치유 스물여섯 번 째 이야기

 

명절이 끝나고 나니 세상은 고요하기만 하다. 명절도 지나고, 무싯날(장날이 아닌 날)이어서인지 분주했던 방앗간도 절의 공양간처럼 조용한 가운데 할머니 한 분만 들깨 기름을 짜러 와서 앉아계신다. 그러한 가운데 방앗간의 기계소리는 “철~컥~ 철~컥” 하며 나를 어머니에게로 데리고 간다.

나의 어머니는 찌든 소주 대병을 지푸라기와 모래를 넣고 열심히 흔들어 병을 씻어내 기름병으로 만드셨다. 소주 대병에 짜온 들기름은 나에게는 어머니의 ‘향기’이자, ‘추억’이 되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가슴속에 그리운 기억으로 남아 있음에 감사하며 그 그리움의 기억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기를 기도한다. 오늘 방앗간에서 만난 할머니를 통해 나의 어머니를 보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보게 된 것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방앗간에서 기다리는 어머니의 모습을 더 오래도록 담아두기 위해 가슴을 온통 비워놓고 걸음걸이 위에도 살짝 얹어놓을 생각이다. 저 보름달처럼 둥글고 하얀 어머니의 모습을 영원히 가슴에 담아 두는 작업을 스물여섯 번 째 동작치유라 말하고 싶다.

해보기 : 오른손이 먼저, 그리고 왼손을 둥글게 모아

가을하늘에 둥근 달을 따서 가슴에 담듯

가슴위에 달은 안는 것 같은 느낌으로 손을 교차한다.

크게, 살포시, 그리고 지그시 누른다.

호흡(날숨과 들숨)을 의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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