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당진, 공주-서천 고속도로 개통이 오히려 공주시를 옥죄고 있다.

두 고속도로가 교차하면서 중간 길목에 위치한 공주시의 경우 최대의 호재일수도 있지만, 동시에 최대 악재가 될 가능성도 크다.

주어진 여건에 만족하면서 그냥 스쳐가는 도시로 방치할 것인지, 누구나 찾고 싶은 머무르는 도시를 만들 것인지 도시의 운명을 결정할 최대 분수령을 맞은 셈이다.

이번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면 영영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최근 두 고속도로의 동시 개통이 공주지역 경제에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외지인들까지 나서 “공주시는 이제 끝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 또 인근 지자체들은 관광객 및 기업유치를 위한 중장기 투자계획 및 개발계획을 앞 다퉈 쏟아내고 있다.

당진군의 경우 고속도로 개통에 발맞춰 오는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하는 당진군관광종합계획을 추진, 관광시설 고급화, 경제기반시설 확충, 고속도로 직접권의 교육기반시설 유치 등을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서천군 또한 향후 5년 내에 국립생태원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을 완공해 현재 연간 500만 명의 관광객을 1천만명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며, 민간자본을 통한 대형 숙박시설 및 레저시설을 유치해 생태관광 레저도시를 꾀한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장항국가산단 유치업종에 대한 추가 지원을 강화키로 방침을 정하는 등 향후 5년 내 2조원이 넘는 대규모 국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백제시대 123년간 왕도였던 부여군 또한 국립부여박물관, 낙화암, 고란사, 정림사, 궁남지, 능산리고분군, 서동공원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매개로 관광 벨트화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그리고 백제역사재현단지 내에 연면적 5만 3,582m² 규모의 콘도미니엄과 스파빌리지, 아웃렛, 식물원, 놀이공원, 생태공원, 18홀 골프장 등이 들어서는 ‘한국형 역사 테마파크’ 사업 또한 2011년 12월 개장을 목표로 착착 진행 중이다.

여기에 더해 고속도로 종점에 위치한 당진군과 서천군의 경우 주말 관광객이 몰리면서 짭짤한 고속도로 개통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부러운 얘기까지 들려오고 있다.

이처럼 인근 도시들은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특수를 잡기위해 혈안이 돼 있는 반면, 공주시는 이렇다 할 비전이나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케케묵은 무령왕릉과 공산성, 백제문화제, ‘5도2촌 농촌체험 주말도시’ 이외에는 무언가 새롭고 신선한 대안은 없는 형편이다. 외지 관광객을 '확' 끌어들인만한 관광 아이템이 없는 셈이다. 

이러다가는 인근 도시들과의 관광 인프라 격차가 더욱더 벌어져 그나마 있던 관광객마저 등을 돌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런데도 공주시는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유유자적한 모습이다. 타 지자체는 주말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대도시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도 말이다.

지난달 25일 열린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발전 전략 심포지엄’에서도 생활권의 광역화로 매력도와 흡인력이 낮은 시·군의 인구·산업·관광 유출, 지역간 불균형 심화와 낙후지역의 쇠퇴 및 공동화 우려, 고속도로 종점과 통과지역간 관광효과 양분 가능성, 당일관광 가능에 따른 지역 이탈율 상승 등이 당면한 문제점으로 지적됐지만 ‘강 건너 불구경’이다.

남들보다 한참 뒤쳐졌지만, 그렇다고 먼 산만 쳐다 보거나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제라도 서둘러 공주시만의 강점과 기회요인을 찾아내고 살려내야 한다.

재성찰을 통한 주요 관광상품 선정 및 개발, 특색있는 관광상품의 집중육성, 각각의 관광자원을 연계한 종합 관광전략 수립, 효율적인 관광모델의 개발, 민자유치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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