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주 칼럼-5

우리나라 대표 축제인 백제문화제가 지난 14일 공주와 부여에서 개막, 오는 22일까지 9일간 개최된다.

우리 지역 공주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공산성과 미르섬, 그리고 금강신관공원을 중심으로 열리고 있는데, 개막한지 나흘째인 지금도 문화제의 열기가 식을 줄을 모른다.

개막 첫날 정지산 천제단의 ‘백제 혼불 채화’와 웅진백제대왕묘(熊津百濟大王廟)인 공주 숭덕전(崇德殿)에서 웅진백제시대를 이끈 문주왕, 삼근왕, 동성왕, 무령왕, 성왕을 기리는 ‘웅진백제 5대왕 추모제’를 시작으로 펼쳐진 제64회 백제문화제는 대표 프로그램인 웅진판타지아 뮤지컬공연 ‘백제의 꿈’과 ‘웅진성퍼레이드’를 비롯한 ‘백제등불향연’, ‘백제 멀티미디어 쇼’, ‘무령왕 헌공다례’, ‘공산성 왕실연회’와 같은 백제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자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매일같이 전개되고 있다.

작년에 준공된 공주 숭덕전에서 14일 올린 ‘웅진백제 5대왕 추모제’는 그 제례 품격이 그 어느 때보다 높고 경건하게 진행됐다.

뮤지컬공연 ‘백제의 꿈’은 문주왕이 웅진으로 천도하고, 삼근왕, 동성왕 시대 거듭되는 전쟁과 세력다툼으로 웅진백제의 암울한 시기를 맞게 되지만, 결국에는 무령왕의 대백제 중흥기를 열어간다는 서사적 스토리를 창작해서 공연함으로써 백제문화의 특성을 잘 살리는 한편, 관람객들에게 흥미와 감동을 함께 선사하고 있다는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공산성 성안마을에서는 백제의 생활상과 문화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웅진성의 하루’도 좋은 볼거리이다. 그리고 공산성에서 미르섬까지 부교로 연결된 금강에는 수 없이 많은 백제 유등이 떠 있는데, 금강교를 휘감아 도는 용을 형상화 한 루미나리에와 조화를 이루어 불과 빛이 어우러져서 그야말로 휘황찬란한 대향연을 연출하고 있다.

‘웅진 체험마당’에서는 다양하면서도 이색적인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어 개막 첫날부터 공주시민과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광경이 연출됐다.

특히 올 해에 첫 선을 보인 ‘웅진어드벤쳐 잃어버린 백제유물을 찾아라’는 미로방에서 백제유물을 찾는 미션을 수행하면서 탈출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현대적인 재미를 가미해 백제문화의 정체성을 이해하게 하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16일 오후에 실시된 ‘웅진성 퍼레이드’는 실로 장관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이번에 처음으로 참가한 공주고동문 퍼레이드 행렬 속에 있었기 때문에 다른 팀의 퍼레이드를 볼 수 없어 아쉬웠다.

그렇지만 이미 보도된 언론의 평을 보면 공주의 읍면동에 거주하는 시민, 재경향우회, 일본과 필리핀 자매도시, 학생, 단체 등 12개팀 2천여명이 참가한 이번 퍼레이드는 많은 관람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었다고 한다.

백제문화제라고 해서 어찌 1,500년 전 백제시대의 문화만을 재현하겠는가? 조선시대 이괄의 난을 피해 공산성으로 파천해 왔던 인조임금으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하는 인절미를 나누는 축제도 산성시장에서 열렸다.

금강신관공원에 마련된 주무대에서는 매일같이 백제춤과 함께 백제문화제를 축하하는 현대적인 쇼와 노래잔치도 즐겁게 열리고 있고, 수시로 공주 하늘 위로 쏘아 올리는 불꽃놀이도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초과학적인 기법으로 연출되어 장관(壯觀)을 이룬다.

하지만 옥에도 티가 있다고 했던가? 이번 백제문화제에 참여하는 관람객들이 작년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은 문화제를 개최한 시기가 너무 앞당겨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축제의 개최 기간과 요일의 선정은 축제 참여 주민과 관광객, 그리고 자기 직업이 따로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도와 동기유발이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데, 지금까지 개최했던 백제문화제는 올 해처럼 9월에 개막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도 올 해 개최되고 있는 백제문화제는 우리 백제 후예들에게는 천년 역사 문화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개천예술제, 신라문화제와 함께 우리나라의 3대 문화제인 백제문화제가 자랑스러운 백제문화를 올바르게 전승하고, 공주시민들이 화합하며, 공주를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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