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서역으로 가는 광활한 사막

훈장처럼

숱 빠진 꼬리를 흔드는 흰 낙타

등에는 땟국이 짙은 붉은 안장

가도 가도 닿지 못하는

하늘 끝에 오르듯

약속 아닌 약속 지키듯

두 개의 발가락 타가타가

옮기는 낙타의 행렬

오직 태양만이 주인인

바람마저 비켜가는

높고 깊은 모래 능선

고비, 고비

속눈썹이 긴 낙타의 눈망울에

피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가끔씩 나도 모르게

내품던 아린 한숨

별똥처럼 뚝뚝

떨어져 무너져 내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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