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마지막 태양의 열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찌르르~ 찌 찌 찌르르~~”

영근 소리로 목이 터져라 큰 느티나무가 통 울림이 된 듯 진초록 소리로 매미는 울어댑니다. 햇빛 쏟는 7월의 이 뜨거운 하늘이 허락한 이 여름을 위한 열정적인 노래로 말입니다.

이 노래로 저는 타임캡슐을 타고 어제로 돌아갑니다. 그 옛날 왜 그리 수박도 크지 않았던 지요. 좋은 것만 내다 팔고 그중 작고 삐뚤어지고, 볼품없는 수박만이 가족들의 유일한 여름날 간식거리였습니다.

수박 꼭지 부분만 잘라(도토리 모자처럼) 수저로 퍼먹다가 뚜껑을 덮어 놓곤 했었지요. 지금처럼 냉장고에 두지 않아도 충분한 갈증 해소가 되었습니다. 참으로 시원했고, ‘달고나’같이 달은 수박이었습니다.

수박 밭 가에 쭈-욱 줄을 지어 옥수수를 심어 놓았던 지라 거의 매일 저녁 옥수수는 가족들에게 쉽게 주어진 주전부리였습니다.

마당 구석 호밀짚으로 연기를 피우고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옥수수수염을 깨끗하게 정리하지 않은 채로 당원과 소금을 넣고 삶았습니다.

소쿠리에 가득 담아진 삶은 옥수수는 어떤 맛이었는지 감히 표현이 안 되어집니다. 적당히 짜고, 달고, 꼬스름 했던….

평상에 누운 채 씹다 “퇴” 하고 옥수수수염을 뱉다보면 내 얼굴과 코언저리로 떨어졌던 옥수수수염.

그 맛을 어찌 단어로, 생각으로 그리 간단하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냥 그 맛이라는 것 외에는 더 이상을 표현이 불가한 듯 합니다.

옥수수를 드시며 제 몸을 향해 둥글고 낡은 부채로 자연스러운 7월의 추임새처럼 모기를 쫓아 주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지금 제 가슴 가까이 바람을 몰고 옵니다.

전 지금 옥수수를 먹고 있습니다. 제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했던 학창시절 옥수수 알의 불규칙한 자리 잡음처럼 얼마나 부모님께 안타까움을 드렸는지가 보이는 듯해서 그 맘으로 옥수수 알을 한 알씩 한 알씩 입에 넣어 봅니다.

엉클어진 듯 한 옥수수의 자리는 5cm쯤 올라가보면 옥수수 알이 정확히 줄을 맞추어 제자리를 잡은 모습이 보입니다. 참 묘하고, 신기한 모양이지요.

오늘 문득 그 옛날 옥수수와 수박, 부채, 그 모든 게 볼품없던 것이어서 더욱 그리운, 그리고 어설퍼서 아름다웠던 젊은 날의 추억의 안타까움처럼 한번 소리 내 울어보는 매미와 저는 아마도 전생에 큰 인연이 아니었는지 희미하게 미소를 짓습니다.

삶의 올바른 해석을 이제야 할 줄 아는 듯한 나이가 돼서야 7월의 무거운 침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조용한 침묵 안에서의 가느다란 실바람을 느낄 수 있다면, 작은 부채로 나는 오늘 나를 위한 바람을 내가 만들어 보려 합니다.

오늘 내 부채로 내가 만든 바람을 내가 알아차리려는 것을 동작치유의 22번째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해보기 : 집중하여 어느 공간에서 눈을 감고

내 손의 움직임을 느끼며 부채질을 한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바람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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