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찬의 잼 있는 중국이야기-9
김종찬의 잼 있는 중국이야기-9
  • 김종찬
  • 승인 2018.09.14 0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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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아런 客家人" ,손님으로 살아온 역사~1

중국혁명의 아버지 쑨원, 작은 거인 덩샤오핑, 싱가포르 리꽝야오, 타이완 총통 리떵훼이.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客家人(타향에 사는 사람들)’이다.

중국 최초로 근대적인 혁명을 주도 했고, 유명한 정치 문구 "화교는 혁명의 어머니"를 만들어 낸 쑨원을 기른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중국인이라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어린소년 떵샤오핑을 프랑스로 보내 새로운 눈을 뜨게 해줄 수 있었던 동네 분위기는 어떤 것일까? ‘오뚝이 인생’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실패와 좌절을 딛고 일어섰던 그는 어떤 가정교육을 받은 사람이었을까? 전 세계 화교의 문화적 대부, 새로운 화교문화를 디자인 했던 리꽝야오, 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강직한 의지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현대의 중화 문화권을 이해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이 인물들에게는 결코 우연일수 만은 없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이들이 모두가 ‘客家人’이라는 점이다.

‘客家人’ 손님으로 살아온 역사, 손님으로 살면서 빚어낸 문화, 손님이 운명이었던 사람들, 이들을 ‘손님 (객客)’으로 표현하는 이유다. 짠돌이, 차돌멩이, 똑똑이, 천재 장사꾼 등 별명도 많은 이들 커쨔런을 커쨔런으로 만든 것은 무엇일까?

커쟈런은 원래 중원의 알맹이들이었다. 이들은 이른바 진나라의 귀족들로, 삼국지시대, 그러니깐 챠오챠오, 리유빼이, 손취엔이 날뛰던 삼국의 전쟁에 견디다 못해 남쪽으로 남하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1차 남하다.

그 뒤 당나라 때 황차오의 난 이 일어나 중원이 지저분해지자 커쨔런들은 더 남쪽으로 내려갔다. 2차 남하였다. 그 뒤 송나라 때 오랑캐 금나라가 중원을 정복하자 또 남쪽으로 내려가는데 이게 3차 남하였다.

다시 청나라 때에 이르러 청 정부가 서쪽과 남쪽 변두리로 이주정책을 떨치자 커쨔런들은 앞장서서 보따리를 꾸렸다. 옮기는 것이 현재 보다는 낫다는 역사의 경험 때문이었다. 이것이 4차 남하다. 4차 남하 때 정착한 땅이 바로 광똥, 윈난, 쨩시, 푸찌엔 지역들이다.

4차 남하 이후 찾아간 땅에서 현지 토착 산지족들과 마찰로 1856년 12년간 피 비린내 나는 마찰로 커짜런은 또다시 남쪽으로 내려가는데, 이곳이 바로 광시와 하이난 다오다. "커쟈런 이동의 역사만 제대로 규명할 수 있다면 중국역사의 골격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는 커쨔런을 연구하는 역사학자들의 이러한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일리가 있다.

말하자면 커쨔런은 중국역사의 피난민이다. 중국역사 속에는 많은 피난민들이 있었지만 커쨔런이 이들과 다른 점은 다른 중국인들이 시대마다 대충 동화되면서 뒤섞였던 것에 비해 그들은 끝까지 자신들만의 독특한 생활방식을 고집해 왔다는 점이다. 싸움과 피난, 이 독특한 역사 때문에 그들은 집단 거주를 한다. 토루다.

또 늘 이동을 하거나 피난살이를 해야 했기에 그들의 반찬은 저장 식품이 많다. 또 맛이 짠 게 특징이다. 특히 메이깐 커우러는 커쨔런들이 세계 어느 곳을 가도 만들어 먹는 우리나라 김치와도 같은 음식이다. 간장과 마늘즙으로 간이 된 그 짭짤한 국물로 비벼먹는 밥맛은 중국 일반 음식의 밍밍함 느끼함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맛이다. 아무튼 반찬이 짠 민족은 비교적 가난하다는 속설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커쨔런의 특징은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적응하면서도 자신들만의 문화를 끝내 고수 한다는 점이다. 확실히 두루뭉실하며 느릿느릿 움직이는 중원의 중국인들과는 무척 다른 느낌이다.

커쨔런들은 어딜 가도 자기들 방언을 사용한다. 심지어 단어까지도 현대의 푸통화와 구별되는 단어를 쓴다. 吃대신 食을 쓰는 것처럼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살아가겠다는 의지가 분명한 사람들이다.

커쨔런들은 대개 덩치가 크지 않다. 몸은 작은 축에 들지만, 늘 보면 말이 없고 손발이 민첩하다는 느낌이다. 이들은 성질도 급하고 무섭게 노력하는 사람들이지만 절대로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사람들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을 만든 사람들이 바로 커쨔런들이다. 이들은 급한 성질, 높은 교육열 등을 볼 때 한국인과 무척 흡사한 것 같지만, 해외진출 욕망이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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