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땅도 무섭지 않다. 광똥 사람 푸통화가 제일 무섭다" 중국 사람들이 광똥 사람들의 방언 캔토니스(광동어 혹은 광둥화)를 비꼬는 표현이다.

어느 지역이나 지역 방언 냄새는 나지만 광똥 사람 푸통화는 정말 특이하다. 일단 끝부분이 휘어지는 억양이 특이하다. 말끝마다 '아아'로 휘어지며 올라간다. '으'발음을 못해 '이'로 발음한다.

중국의 양대 방언은 북방의 표준어, 즉 만다린과(mandarin),남방의 광동어, 즉 캔토니스(cantonese)다. 두 언어는 완전히 외국어다. 두 지역이 모여 약속을 할 경우 약속은커녕 파토 나기 십상이다. 베이징을 캔토니스로 '빡낑'이라고 발음을 하니….

광똥 광저우의 초등학교를 가보면 정문에서 복도까지" 푸통화 좀 씁시다"라는 구호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하지만 그것마저 아이들은 캔토니스로 읽어 버린다. 광똥 사람들을 만나면 유난히 분주하다. 자기들끼리 캔토니스를 하다가 고개를 돌리면 푸통화다.

중국의 최남단 광똥지역은 별나라다. 베이징과 상하이가 앙숙이라면 베이징과 광똥은 아예 서로 무관하다. 광똥은 중원의 문화적 한계선인 양쯔쨩(양자강)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사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중원 문화로 부터 버림받은 찬밥 이었다.

광똥지역의 언어는 북방과 중원의 언어와 달리 어음의 종성에 ㅁㅂㄱㅅ등의 입성음을 가지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는 수 백 년 전에 모두 사라진 음들이다. 이들이 아직 남아있는 이유는 북쪽과의 연계가 그만큼 없었기 때문이다. 문화적 고립을 증명하는 소리 나는 증거이다.

이 두 지역은 정서가 너무 다르다. 광똥 사람들은 먹는 것을 지나치게 밝힌다. 책상다리와 비행기 빼고 다 튀겨 버릴 수 있다. 광똥의 광저우를 가거나 광똥 사람들을 만나면 언제나 먹는 이야기다. "吃在廣州"음식은 광저우가 제일 이라는 의미이다. 광똥 요리의 특징은 다양하고 양이 적고 달짝지근한데 있다. 그래서 중국 전역에서 단맛을 만들어내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지역이다.

이런 의미서 그 유명한 '얌차'(음차)는 광똥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해주는 입문서다. 차를 계속 마시면서 음식을 먹기 때문에 차를 마신다의 이름의 얌차가 된 이 음식의 특징은 달짝 지근의 연속이다. 바꾸어 말하면 광똥사람들은 중국 전역에서 가장 깊고 우아한 단맛을 낼 수 있는 사람들 인 것이다.

얌차를 먹을 때는 먼저 차를 시킨다. 다른 지역도 차를 마시지만, 광똥사람들이 쌉쌀한 차 맛으로 음식의 달짝지근함을 배가 시키려는 사려 깊은 잔머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따라서 차를 잘 고르는 것이 '얌차'를 제대로 먹는 첫 스텝이다. 대부분 찜통 속에 들어 있는 음식접시의 크기는 10센티를 넘지 않는다. 조금씩 온갖 종류를 먹어보려는 광똥사람들의 잔머리다. 달콤하고 감칠맛 나는 다양한 음식을 먹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재미가 광똥사람들의 사람 사는 재미1호다.

그렇게 앉아서 요 얘기 저 얘기 씹어보는 맛은 광똥 사람들 하고만 나눌 수 있는 정취다. 베이징 사람들과 백조만한 베이징 카오야를 찢으면서 서로 잔머리 굴리고 헛소리하는 것보다는 훨씬 소화가 잘된다. 또 상하이의 따쟈시에를 뜯으며 그 새침한 모습들 비유 맞추는 것 보다는 인간적이다.

이 지역 사람들은 소심하고, 말 많고, 까불고, 재주를 잘 피운다. 좋게 말하면 아이디어가 풍부하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늘 꿈같은 이야기를 늘어놓는 게 이들이다. 얌차 중에 펑좌(봉조)라는 요리가 있다. 글자대로면 ‘봉황의 발’이다.

그러나 씹어보면 닭발이다. 닭 잡아먹고 봉황 발 내미는 사람들이 광똥 사람들이다. 이곳은 늘 봄에서 여름이다. 물산은 풍부하다. 늘어지게 마련이고 잠이 많게 마련이다. 그러나 게으르지는 않다. 해안을 끼고 있어 일찍부터 서구 사람들이 이들의 잠을 깨워놓았다. 남방 해안 특유의 파닥이는 성격을 지닌 것은 이러한 환경적 요인 때문이다.

이들은 언제나 꿈에서 끝나지 않는다. 꿈을 현실로 옮겨보는 일은 중국전역 에서 제일이다. 전반적으로 중국인들은 보수적이고 변화를 싫어한다. 하지만 광똥은 예외다. 상하이만큼의 세련됨은 없지만, 남방문화 특유의 유연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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