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무령왕릉을 구경온 학생들이 30도가 넘는 폭염이 내리 쬐는 콘크리트 바닥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 공주뉴스 이건용


공주시의 관광정책이 관광객의 편의를 외면, 공주를 찾은 관광객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있다.

공주 공산성과 무령왕릉은 공주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공산성의 경우 평일에는 3~400명, 주말에는 1,000여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무령왕릉은 지난 한해 관광객이 33만 8,805명으로 하루 평균 1,000여명이 찾고 있다.

공주의 대표 관광지인 이 곳 조차 기초적인 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즈음, 무령왕릉을 찾는 관광객들은 변변한 쉼터를 찾지 못해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늘막은 고사하고, 편히 쉴만한 벤치조차 찾기 힘들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도시락을 준비해온 가족들이나 학생들은 이 때문에 차안에 식탁을 차리거나,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점심을 해결해야 한다.

무령왕릉 어디에도 마음 편히 음식을 즐길만한 장소도, 마땅한 음수대도 없다. 이곳은 엄숙하고 진중한 자리인 만큼 정 불편하면 식당에 가서 사 먹으라는 배려(?)일까?

"차안에서, 콘크리트 바닥에서 먹는 점심도 기억에 남을 것, 그것도 색다른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면 굳이 할 말은 없다.

14일 무령왕릉에서는 백제 제25대 무령왕의 업적을 기리고, 전통 차 문화의 발전·계승을 위한 ‘제2회 무령왕 헌공다례’가 개최돼 전국 각지의 다도인들은 물론 일본 다도인들까지 참석했다. 이들이 이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자못 궁금하다.

무령왕릉은 1,500여년전의 시대상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유적이라는 사실은 안타깝게도 관광객들에게 큰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

전국 어딜 가나 똑같은 기념품 판매대와 투호, 굴렁쇠가 전부인 체험코스, 크게 달라진 바 없는 영상관과 홍보물은 관광객들로부터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이런 단순한 둘러보기식 관광정책으로 인해 무령왕릉을 찾는 수학여행단의 수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공주 무령왕릉은 지난 4월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었다. 당시 이준원 공주시장은 “다시 찾고 싶은 관광도시를 만들겠다. 38년 만에 이룬 1,000만 시대를, 최대한 앞당겨 2,000만 시대를 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러나 공주시의 관광정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소비자 중심, 콘텐츠 중심, 체류형 중심의 관광으로 바꿔야 하나 시도가 없어 아쉽다. 

지난 5월 (재)충남디지털문화산업진흥원은 백제 사비성 전투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입체영화(가칭 ‘사비의 꽃’)를 제작해 오는 2009년 백제문화제 오프닝 작품으로 상영한 뒤, 백제문화의 대표 브랜드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부여의 백제역사재현단지에 롯데그룹이 3,000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하면서, 사비성 전투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서 부여군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공주시는 언제까지 예산타령, 인력타령하며 뒷북만 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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