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뜰이 있는 집에 산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매번 새삼 느낀다.한해 한해 나이를 먹을수록 손바닥 만한 집 앞에 뜰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고맙게 느껴질 때가 많다.어느 날 아침 나의 일터인 로 출근을 해보았더니 놀랍게도 작은 뱀딸기들이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다.수줍은 노란 꽃들이 지고난 뒤 내 손톱만한 크기의 무르익은 딸기들이 올망졸망 맺혀 있는 게 아닌가.조그마한 딸기알들이 가득 열리면 우리 집은 더욱 사랑스러워진다. 몇 해 전 장미과의 들풀인 뱀딸기를 구해 처마 밑에 한 줄 기차처럼 길게 심어놓고 조바심을
역마다 서는 기차는숨 고르는 시간도 길다 햇살 품고 달려가는 한가한 그리움도 앉아 있고지루하고 헛된 일상도 얹어놓고덜어지지 않는 걸음의 무게도 실었다 천천히 실려 가는 지구푸른들 지날 때바다 가득 찰 때꿈틀꿈틀 돋는 날개 아프다 삶의 무게도이름도 모른 채 이어지는 동행각자의 상념 칸칸이 싣고 생각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시간은 천천히 실려 나아간다 도착점에 조금 늦을 뿐이다.
보릿고개 가마솥에 밥을 지어객식구들 고픈 배 채워주고기백이 대쪽 같았던 어머니 종부의무게에 짓눌려 갈지자로 휘어진 척추 시든 풀잎처럼방바닥과 한 몸 되어누워 계신 데 깃털같이 가벼워진 몸으로어찌 붉은 동백 꽃잎 떨구시는지 황혼 녘의 구순이라 하지만 뒤돌아보며 쉬엄쉬엄부디 먼 길 서두르지 마시어요
나는 마음이 슬퍼질 때면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기보다는 혼자 노래를 즐겨 듣는 편이다. 말을 많이 하고 나면 후회하는 편이라서 차라리 고독을 택한다.작년부터는 미스터 트롯 출신 가수 임영웅의 노래에 푹 빠져 있다. 그전에는 거의 트롯을 듣지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이 가수의 노래는 마음에 위로를 준다.같은 노래를 몇 번을 들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좋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이런 현상은 나 말고도 전국의 수 많은 여성들이 그의 노래에 빠져 있는 것 같다.심지어 열성 팬들은 매일 멜론 같은 사이트에서 노래 스트리밍은 기본이고, 콘서
나는 몇 년 전 요양병원에서 일 년 넘게 조리원으로 근무했다. 덕분에 노인들의 다양한 삶을 가까이서 보게 되었고, 그 경험들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그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배움 카드를 발급받아 요양사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나의 첫 근무지는 내가 사는 가교리 마을, 우울증을 앓고 계신 00이 할아버지 댁이었다.당시 가교리는 장기 요양을 받는 대상자가 없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요양사의 활동이 생면부지의 일이었다.센터를 통해 00이 할아버지 댁으로 출근이 정해지면서 시어머님과 남편의 반대가 심했다.남편은 “두 분의 불
오는 6.1지방선거에서 세종시교육감으로 출마할 예정인 최정수 예비후보는 “대학, 시민 사회활동 등을 하면서 세종시의 미래는 교육과 문화에 있음을 절감하고 세종시 교육감의 뜻을 가지게 됐다”며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대환경에 맞는 세종의 미래 교육 비전을 펼치겠다”고 밝혔다.그리고 “세종 교육의 가장 큰 현안 과제는 소통하지 않으려는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문화를 바꾸는 일이고, 세종시교육청 청렴도가 하위인 이유는 견제하는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또한 “현 최교진 교육감에 대해서는 교육계 어른으로서 좋은 분이고, 지역사회
동양 역학 중 직관에 의한 예측 방법의 대표는 ‘주역(周易)’이고, 규칙에 의한 예측 방법의 대표는 개인의 출생 연월일시 간지(干支) 표기인 사주팔자를 작성하여 개인의 흥망성쇠를 분석하는 ‘사주명리학’이다.이렇게 전통 사주명리학은 규칙을 활용한 예측학이지만, 활용하는 규칙이 정확하지 않다 보니 규칙과 직관을 혼용하여 분석과 예측을 진행한다.그렇다 보니 어떨 때는 잘 맞지만, 어떨 때는 전혀 맞지 않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그로 인해 비논리적이거나 미신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석하명리’는 필자가 2001년에
당나라 시인 두보는 “남자라면 모름지기 평생 다섯 수레 분량의 책은 읽어야 한다.”(男兒須讀五車書남아수독오거서)라고 했다.리어카 한 대에 1500권에서 2000권 정도 실을 수 있다. 그렇다면 다섯 수레면 약 7,500권에서 10,000권 정도는 읽어야 한다는 얘기다.사람의 평균 수명을 80세라고 했을 때, 평생 한 달에 8~10권을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그런데 나이가 들면 눈이 침침해지고 책장이 잘 안 넘어간다. 그래서 책을 읽고 싶어도 읽을 수 없는 나이를 생각하면 젊어서 부지런히 책을 읽어야 한다.서양 국가들이 선진국이 되는
산행을 하다보면 곳곳에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노약자들이 산에 오르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지나다 보니 춘천 삼악산에도 케이블카가 운영되고 있었다.일부러도 가볼 수 있을텐데 지나는 길에 있으니 차를 돌렸다.평일 아침 8:40분인데도 줄이 길다. 휴일에는 12시, 14시에 표가 매진되었다고 한다.그러면서 표를 구한 사람은 로또 당첨이라고까지 표현한다.거의 나이드신 분들이 많고 자동코너에는 비교적 사람이 적었다. 필자도 잘 못하지만 자동화기기 앞에 섰다.사실 나는 폰뱅킹, 인터넷뱅킹, 인터넷 구매 같은 것도 할 줄 모른다. 아주 어렵게 표를
부인, 처, 아내, 안사람, 집사람, 마누라, 배우자 등 다양하게 부르는 이름이 소중한 아내, 가장 귀한 손님(?)이다.아내를 내 안의 태양이라는 뜻으로 ‘안해’라고도 한다.집에 아내가 없으면 빈집 같다. 집사람이 집에 있어야 온기가 있다.일반적으로 아내는 가족을 살리는 살림꾼이다.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며 살린다. 남편도 살린다.세탁 등 집안 일(의식주)을 하는 아내의 역할은 실로 소중하기에 ‘살림’이라고 한다.양지듣산에 다니면서 아내가 동행해주면 정말 고맙다. 보통 산행을 넘어서 100대, 200대 산행을 하려면 전국을 다녀야 한
1921년에 창당한 중국 공산당 인원은 약 9,200만 명이다.공산당원은 종교를 가질 수 없으며, 당의 명령보다 그 어떤 것도 우위에 없다고 가르치고 있고, 당의 명령을 절대명령이라고 믿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를 믿으며 나아가는 자도 있다.중국 공산당의 수칙을 잘 지키는 당원이 있는 까닭으로 아직까지 중국이 건재하지 않는가 생각한다.그러나 공산당원이지만 예수 믿는 것이 당의 명령보다 앞선다는 생각 때문에 믿음 생활하는 분도 있다.나름대로의 계율을 지키고 살아간다는 것은 결과야 어떻든 그 과정은 아름다운 일이다. 목사에게도 지녀야
외할머니 떠나신 후그리움 대신유품이라도 만져보고 싶더라번듯한 유품도 없지만남겨놓지 못해서 자책을 많이 했어 여우목도리 하나 있었는데그마저 주인 없어 그런지금방 삭아 찢어지더라그래도 깊은 내 마음에 간직해 두었으니더 깊은 곳 어디 있겠는가 나보고 남들이탐날 물건 하나 없이 살았다는데칭찬인지 흉인지는 모르겠어그 말도 맞아 변변한 것 하나 없으니너희들 빼놓고 별것 없지 그래서 엄마는삭지 않는 글을 쓰고 있단다
나는 금강을 가로지르는 대전과 세종을 오고 가는 택시 운전사였다. 일선 현장에서 일반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택시 근로자들이 겪고 있는 고충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택시 운전대를 잡았던 것.그리기위해 정밀검사, 자격시험, 교육 등을 거쳐 택시 운전자격증을 취득해 영업용 택시근로자들의 애환을 직접 경험했다.그러면서 각종 교통표지판의 적정 설치 여부, 교통신호등 연동체계, 주ㆍ정차 금지구역 지정 적정 여부 등 교통안전 시설과 불편 사항에 대한 시민의 다양한 의견과 세종시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교육 정책에 대하여 여론을 수렴
임인년 새해,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할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동시에 있습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공명정대(公明正大)한 선거로 국민통합의 시대를 활짝 열어야 합니다.만에 하나, 선거의 절차적 흠결 때문에 논란이 발생하면 막대한 사회적 혼란으로 국가 발전이 저해될 것입니다. 따라서 공명정대한 선거를 확립하기 위한 몇 가지 제언을 드립니다.첫째, 우편투표함 및 사전투표함은 개함하는 순간까지 여야 및 시민에 의한 감시 시스템이 철통같이 확립되어야 합니다.우편투표함 및 사전투표함이 여야 참관인, 시민, CCTV 감시 시스템에서 한순간,
11년 전 창원에서의 신접살림을 정리하고 뱃속 아기까지 3남매를 데리고 공주에서 과수원을 하고 계시는 어머님이 계신 시댁으로 합가를 했다. 당시 우리에게는 이게 최선이었다.이때부터 남편하고는 주말부부로 생활했다. 나는 점점 배가 불러와서 힘이 많이 부쳤지만, 나름 어머니께 보탬이 되고 싶었다.그래서 만삭의 몸으로 과수원의 일꾼들 식사와 출퇴근도 시켜주며 셋째를 낳는 전날까지 최선을 다해 도와드렸다.주말에만 오는 남편에게 힘든 내색 한번 안 하면서 “씩씩하게 어머니와 아이들과 잘살고 있노라”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물론 때로는 어
우리가 어렸을 때는 동네에 아이들이 참 많았다.한 집에 7~8남매씩이었으니 많을 수밖에. 옆 동네, 뒷동네 산 너머 아이들까지 모이면 제법 시끌벅적했다.아이들은 겨울이면 모여서 쥐불놀이를 했다. 깡통에 숯을 넣어 불을 붙여 빙빙 돌려서 불이 활활 타오르면, 앞 동네로 가서 불 깡통을 돌리며 전진한다. 밀리면 지는 것이다. 그때가 아마도 정월 보름날이었던 것 같다.동네 아이들끼리 등교할 때는 밭에 있는 목화 열매와 삘기, 찔레 순을 따먹으며 논길을 걸어서 함께 등교했다. 재잘거리며 줄줄이 논길로 걸어서 가는 등굣길은 행복했다.봄에는
저 멀리서 반가운 목소리가 씩씩하게 들린다. 막내아들은 나를 발견하더니 숨이 목에 차도록 빠르게 달려왔다. 그리고는 “엄마! 내가 엄마 줄 선물을 만들어 왔어요.”하며 학교 텃밭에서 재배한 각종 채소를 담은 에코 가방을 내민다.나는 가방 안의 채소를 살펴보다가 가방 겉에 새겨진 글자를 보고 그만 깜짝 놀랐다. 가방 전체가 명품인 구찌, 샤넬, 루이비통 로고로 가득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꼬맹이가 어른들이 이런 명품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하고 생각하니 웃음이 팡 터졌다.아들은 나에게 가방을 앞뒤로 보여줘 가며 “엄마
오는 6.1선거에서 세종시교육감선거에 세 번째로 도전하는 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은 “교실이 무너진 현장에서 이를 개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기 때문에 망가진 교육의 치유 방법을 알고 있는 자신이 부끄러운 세종교육을 세종시민이 원하는 바람직한 교육으로 탈바꿈 시키고자 출마했다”며 출사표를 던졌다.송 소장은 “한쪽으로 기울어진 좌 편향교육, 학력 전국 꼴찌, 학생 중도 탈락률 심각, 학교폭력 비율 전국 최고, 구도시와 신도시 간의 교육격차 등을 현안 문제로 꼽고,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놓았다”고 말했다.그리고 “세종시 교육청
요즘 들어 ‘청국장’ 생각을 하면 침이 꿀꺽 넘어간다. 그리고 맛있는 밥상이 생각난다. 한때는 제일 싫어하던 음식이었는데, 지금은 아주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다.어릴 적 늦가을 추수가 끝나고 김장할 무렵이면 거르지 않고 엄마는 청국장을 해 주셨다. 그때는 청국장의 독특한 냄새 때문에 그게 그리도 싫었다.그런데 결혼하면서 바뀌었다. 시댁에 갈 때마다 시어머니께서 청국장을 해주시는데,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그때부터 내 입맛이 바뀌어 청국장을 좋아하게 되었다.공주에 내려와 시어머님께 청국장을 만드는 비법을 전수받아 이삭가 청국장을 만들어
반쯤 허물어진 달이당신 창가로 뛰어들었을 때하얗게 부서지는 포말을 보았다 어둠이 건져 올린바다, 그물 사이를 빠져나와숨죽인 채 글썽거린 한 생의 파편 허물어지며자기의 끝을 준비하는 일요일 저녁을헹구어내며 ‘또’라는 말 대신‘다시’라는 말을 더 사랑하는 사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