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를 면하려고말라버린 찬밥이나 퉁퉁 불어터진 국수를꿀꺽 삼킨다. 몇 푼의 일당을 받으려고무시와 모멸 얼음장보다 찬 냉대를꿀꺽 삼킨다.사랑이 떠나는 아픔을꿀꺽 삼킨다. 비웃는 너털웃음과 비난을꿀꺽 삼킨다. 닥치는 대로 눈치껏 삼키는 것이사통팔달의 길 남아서 버티기 위해받아들이기 위해 모든 것을 꿀꺽꿀꺽 삼킨다.
살아서 감사한 꿈길 깨우고창밖에 기다리고 있는 봄날눈부신 아침 햇살 느린 걸음 재촉하여이발소 가는 길 경부선 철길 아래세월이 파 놓은 굴다리를 지나갈색 풀잎만 쓰러져 있는조그만 교회 옆 오래 묵은 공터에들려오는 봄의 기도 그 길 지나온이발소 큰 거울 앞에 머쓱하게 앉아웃자란 백발의 머리카락을 자르며히죽히죽 웃는다 미련에 아쉬워도 돌아갈 수 없는지나온 길 까맣게 잊고어디서 무엇 되어 어디로 갈까약속의 봄날에 길을 묻는다
흡연이 해악으로 규정되고 너무나 깨끗해진 우리의 거리와 업소들. 흡연에 아직도 인식이 후한 몽골,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국가를 다니노라면 잊고 지냈던 그 일탈의 자유로움 또한 크다.예전처럼 담배도 피우고, 바닥에 마음대로 재 털고, 침도 뱉고 왁자지껄 소리도 지를 수 있는술집을 오픈하면 어떨까 생각도 해본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아니, 비행기에서 담배 피던 시절도 있었다고 하면 꼰대라고 할까?비행기 성능은 분명 좋아진 것 같은데, 요즘 비행기는 담배를 피우거나, 전자제품을 켜면 비행에 이상을 초래한다고?국제선이 김포
따듯한 봄 날씨에 가족, 연인과 함께 여행을 가며 드라이브하기에 좋은 계절이지만, 안타깝게도 최근 차량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해 인명·재산피해를 입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이다.차량 화재는 교통사고 시 전기·기계적 요인 등 가연물로 인해 연소확대가 빨라 순식간에 전소가 될 수 있으며 화재 특성상 고속도로 및 외곽도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신속한 초기 진압이 어려우므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차량용 소화기 비치가 필수적이다.소방시설 설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24년 12월 1일부터 기존 7인승 이상 자동차에서 5인승 이상
충남과 세종을 대표하는 국립공주대학교를 이끌어 온 원성수 공주대 총장이 오는 30일 자로 퇴임한다.원 총장은 “5년이 넘는 총장부재사태를 조속히 매듭짓고 흔들림 없는 신입생 충원율의 유지와 코로나19 사태의 안정적 관리, 그리고 3주기 대학평가와 각종 국책사업에서의 수주경쟁 등은 임기 초반부터 마주한 위협적인 상황이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시설환경 개선 등으로 캠퍼스의 품격을 높이고 우리 대학의 세종시대와 공공의대의 설립까지 추진하며, 충남과 세종을 대표하는 거점대학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지난 4년간 대학 가족 여러분과 다양한 성
가정마다 거실 또는 방에 그림이 한 점씩 걸려있다. 그림은 방안을 장식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지만, 집주인의 성품을 잘 알 수 있다.옛날 선비들은 고귀한 기상을 중시하였다. 어떤 경우라고 굽히지 않는 정신, 바른말을 꼭 해야만 직성이 풀렸다.그래서 선비의 집에는 사군자를 주제로 한 그림을 족자로 만들어 걸었다. 매란국죽(梅蘭菊竹)은 각기 다른 뜻이 있으면서, 군자의 정신을 잘 나타내고 있다.눈 속에 피어도 매화는 향기를 팔지 않고, 난초는 척박한 곳에 살아도 고고하며, 국화는 찬 서리에도 꽃을 피우는 인고의 상징이고, 대나무는 사철
다가오는 5월 11일은 동학농민혁명기념일이다. 동학은 그 교지가 하느님을 내 마음속에 모신다는 시천주 신앙에 기초하여 보국안민과 광제창생을 내세운 민족적 종교였다.교주 최제우는 서학(천주교)에 대항하여 철종 4월(1860)에 도를 일으켰고, 2대 교주 최시형을 거쳐 3대 교주 손병희 때 천도교로 개칭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나라에서는 백성을 혹세무민한다는 이유로 교주 최제우와 그 추종자들을 처형하였다. 최제우 순교 후 2대 교주가 된 최시형은 지하에서 동학 포교에 힘썼으며 동학의 경전인‘동경대전’을 간행하여 교단 정비에 노력하였다
분노의 둥근 아랫배에는들끓는 쇳조각 가득 차 있다 함부로 건드리지 마라분노의 부푼 옆구리갑자기 안전핀 뽑힐 수 있다 터지고 싶지 않다광장의 들뜬 사람들더는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중얼대는 분노의 눈망울에는시린 절망, 그렁그렁 고여 있다.
택리지는 조선 후기 영조 때 이중환이 쓴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을 소개한 우리나라 최초의 인문지리서다.원제는 ‘사대부가거처(士大夫可居處)’이며, 전국 팔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전설, 인심, 산수와 명승까지 소개되어 많은 사람이 즐겨 읽었던 베스트셀러였다.그 이유는 이본(異本)이 무척 많다는 것이다. 즉 많은 사람이 필사했다는 것은 당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이중환李重煥(1690~1756)선생은 숙종 때 태어나 영조 때까지 62세를 살았으며, 택리지에“사송정이 곧 우리 집이다.”라는 구절 때문에
소금에 절여, 가스 불로 구운 등 푸른 한 마리,파아란 접시 위, 벌렁 누워서도 동그랗게 눈뜨고 있네고향 그리워 차마 눈감지 못하고 있네폴짝폴짝 튀어 오르는 이 집 아이들, 제비새끼처럼 쫙쫙 주둥이 잘도 벌리고 있네엄마가 떼어주는 바다 한 조각, 재잘재잘 잽싸게 받아 처먹고 있네등 푸른 바다 한 마리, 야금야금 스러지고 있네.
사월 비 보슬보슬마음 찢어질 것 같아강 거슬러 올라가네 -어찌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지거미줄에게 비의 이유 묻네안부인사찾아올 약속 없이강기슭은멈춰있는 구름에 비스듬히 기대어 일까저녁 종소리은은히불쌍하다정이 깊어사월 산 생각 강 마음도 그럴까 - 어찌 순간 그런지조용히 보슬보슬 -다 젖었는데 사월 어찌 이런지 모르겠다종소리은은히불쌍하다 아직 정이 깊어
과학 시간에 아이들과‘혼합물의 분리’에 관해 공부했다. 벌써 20년 전인 것 같다. 분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알갱이 크기에 따라, 자석에 붙는 성질에 따라, 물에 뜨고 가라앉는 성질에 따라, 물에 녹는 성질에 따라 등등 그때 나는 아이들과 실험을 통해 혼합물을 분리했다.실과시간에는‘모내기’라는 단원이 있었는데, 충실한 종자 볍씨와 쭉정이를 가려내는 방법을 공부했다.볍씨가 담겨있는 큰 다라에 물을 넣은 다음 소금을 넣어 감자나, 달걀이 뜨는 정도를 맞춰 볍씨를 가려내는 방법이었다. 조상들은 이렇게 과학적인 방법을 어찌 알아냈을까? 생
칠십을 앞에 두고망설임 안고 연 카페 서둘러 세수하고 화장을 하고노트북을 가지고집 옆의 카페로 간다 청소를 하고화분에 물을 주고분수도 돌리고씨디도 골라 판에 걸고 차 한잔을 들고자리에 앉는다카드를 긁지만 계산되지 않는 나는언제나 첫 손님 오늘은 누가 오려나분수에서 떨어지는 물소리 들으며약속 없이 기다리는 시간 늘 약속하고 시간에 늦지 않으려서두른 시간들이 참 멀리 가 있는 듯 아, 좋다.
어릴 적 금학동에 살았다. ‘하선다리’ 위쪽 동네와 양지마을 주변에 뽕나무가 많이 심겨 있었다.우리 동네는 누에를 치는 집이 없어서 뽕나무밭은 없었지만, 지금의 시청 옆에 충청남도 잠종장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해마다 봄이면 공주교육대학교 앞 제민천 개바위(비룡犬의 전설이 설인 곳) 아래 물이 깊은 곳에서 아줌마들이 섶(누에가 올라가 고치를 짓도록 만든 틀)을 깨끗이 씻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집집이 잠실(蠶室)에 상다리(양쪽에 나무를 세우고 층을 만들어 누에를 칠 수 있도록 세우는 사다리)를 설치하고 짐박(누에채반)을 그 사이사이에
엄마를 보러 가는 길아버지 집을 먼저 들른다 살아서는 목소리도 크시더니기름값이라며 언제나 흰 봉투를 주시더니사업은 어떠냐, 묻고 또 물으시더니햇살만 내리쬐고 엄마는차는 안 밀리더나상석이는 장가 안 가나장가갈 생각이 없다 하면아이가이 장가 가야제 나중에 외로버오래 있다 가라 멀쩡하게 말씀하시고는돌아서면 누가 왔다 갔는지 모르시고 쓸쓸하게 저무는 햇살 받으며돌아오는 길.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 중의 하나가 순댓국이다. 외국에 나가 오랫동안 생활한 사람들이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이 깍두기에 곁들인 순댓국이라고 한다.겨울철 “후후” 불며 먹는 순댓국은 그 맛이 아주 일미다. 순댓국은 돼지를 잡은 부산물로 만드는 서민 음식으로, 전통시장 통로에 많이 있었으나 요즘은 도심 곳곳에도 순대 국밥집이 많이 생겨났다.순댓국의 간은 새우젓으로 해야 맛이 좋다. 물론 소금으로 해도 되지만, 깊은 맛은 역시 새우젓이다.또 새우젓과 돼지고기는 서로 궁합이 아주 좋다. 돼지고기는 단백질과 지방인데, 새우젓에는 이 단백질
묵주 하나 들고마당을 거닌다 천천히기도 속에 끼어드는 꽉 찬 잡생각 눈을 감고 하늘 숨을 깊게 마시면넓어지는 폐의 허공이 온몸을 돌아 나오는소리에 귀 기울이는.
바닷속 조개의 자궁에서 크는 보석,깨지기 쉬운 영혼, 건드리지 마라함부로 상처를 주지 마라누군들 상처가 아프지 않으랴상처 난 과일이 향기를 만들지라도……향기의 영혼은 날아가기 쉽다 사라지기 쉽다상처받은 영혼은 다 아프다당신의 영혼도 상처받은 적 있다두고두고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아프다출렁출렁 상처받은 당신의 영혼영혼의 상처는 언젠가 아문다아무는 만큼 반짝반짝 보석이 영근다모든 보석은 아리다 쓰리다 시리다당신의 영혼 속 뽀얗게 이는 설움이라니고개 들어 먼 하늘 바라보면진주구름 송알송알 영글고 있다.
아주 오래전 아기를 빨리 재우는 경연대회가 미국 뉴욕시에 있는 카네기홀에서 열렸다고 한다.대회 날짜가 임박해 오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들이 속속 뉴욕시로 몰려들었다.유명세에 걸맞게 악단까지 대동하고 오는 가수들이 많았고, 의상도 화려했다.드디어 경연대회가 시작되었다. 첫 번째 이탈리아 자장가 가수가 나왔다. 모차르트의 자장가를 불렀다.“잘 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새들도 아가 양도 다들 자는데 달님은 영창으로….” 아무리 멋지게 불러도 아기는 “에행! 에행!”하면 발버둥을 치며 더 신나 흥얼거렸다. 이렇게 첫 번째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백두대간, 정간, 정맥이라는 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일부 뜻있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산의 줄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오다가 2005년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이 개정 시행되면서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 산줄기에 관심을 끌게 되었다.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두류산-금강산-설악산-태백산-소백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큰 산줄기를 말하며 우리나라 땅의 골격을 이루는 거대한 산줄기의 옛 이름이다.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영산(靈山)으로 모든 산줄기와 물줄기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백(白)자가 들어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