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이고,엄마이고,딸이고,며느리이고….밀린 숙제를 하듯이 차례(설), 그리고 며느리로서 시어머니 제사를 연거푸 올렸다. 이제 추석 전까지는 해방이다.세상에는 태양과 달이 존재한다. 이렇듯 우리 사람에게도 몸과 마음이 존재함을 부인할 수 없다.몸이 나인지, 마음이 나인지, 그렇다면 어느 것이 뿌리이고, 어느 것이 먼저인지를 묻는다면 즉답으로는 ‘마음’이라 하겠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답할 수는 없다.이때쯤이면 겨우내 배고파했던 참새 떼의 바쁜 일정이 눈에 들어온다. 한가로운 빈 공간은 어느새 새들의 소리로 가득하고, 곳곳에 훝어진 새똥
삐쭉, 좁쌀만큼 하얀 눈곱만한 모양이 생기고, 가는 나뭇가지에 푸른 기를 띄고 있을 때가 요맘때입니다. 하얀 눈 속에서도 매화가, 그것도 홍매가 말입니다.저에게 매화는 ‘미깡(귤)’을 생각나게 합니다. 우리 어머니는 왜 ‘미깡’이라 부르는지 아직도 알 수 없지만, 그리 부르셨습니다.매화 눈이 트이고, 지금은 없어진 듯한 삼한사온이 자주 반복되던 이때 쯤 누다락에서 아끼던 미깡을 반쯤 썩은 뒤에야 드시면서 하시던 말씀 “설이 다가오는구나.”보여도 먹지 못하고, 꼭 그렇게 무를 대로 무른 뒤에야 손톱 밑에 노란 찌꺼기 물이 들을 때까지
소한(小寒), 1월 5일경 (음력12월 19일). 겨울 중 가장 추운 시기이지요. 저에겐 참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한입니다. 아직도 저의 머릿속에는 굴뚝에서 뭉게구름처럼 솟아나는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그런 까닭에 저에게 있어 소한은 무척 춥게만 느껴지진 않습니다. 선비[先?: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식사를 하실 때 “불이 안 든다”며 몇 차례 볼멘소리를 하시고 나면, 선친께서는 부엌 아궁이에서부터 건너 방 윗목까지 갈 정도의 긴 철을 꼬아 굴뚝 청소도구를 만드셨습니다.머리꼭지 부분에는 짚을 제기모양처럼 둥글게 달아매어 부뚜막에
드디어?오늘로?내가?“특급뉴스”를?통해?비가?오나?눈이?오나?바람이?부나?한결같이?일주일에?한?번씩?지난?3년?동안?꼬박꼬박?써오던?“김미경의?공주?스토리텔링”이?그?대단원의?막을?내린다.우선,?지금까지?졸고를?사랑해?준?고정?팬들을?포함한?모든?분들께?고개?숙여?깊게?감사드린다.그러면서?나는?마지막?주제를?무엇으로?써야하나?고민하다가?“공주의?빛나는?역사는?스토리텔링과?함께”로?정했다.?그것은?지난,?1월?5일,?공주시?금학동에?있는?“원효사”에서?봉정식이?거행되었던?“4혈사지의?빛”이라는?책?제목과도?무관하지?않다.원래?나는?방학?내내?제주도에?머물면서?올레길도?걷고?바다도?보면서?원고를?집필할?계획이었다.?요즘?내가?구상?중인?원고는?“세종특별자치시?출범?과정”의?“창극?스토리텔링
이제,?몇?시간만?있으면?2017년?정유년이?가고,?2018년?대망의?무술년이?밝는다.?나는?지금?일주일?째?제주도에서?올레길을?걷고?있다.어쩔?때는?배낭을?메고?등산복을?입고?치열하게?걷고,?어쩔?때는?핸드백을?들고?편한?복장으로?여유롭게?걷는다.바다를?만나면?바다에게?인사하고?들풀을?만나면?들풀에게?인사한다.?그러면서?생각한다.?공주는?그렇게?아름다운?금수강산(錦繡江山)인?금강과?계룡산이?있으면서도?도대체?왜?계획성?있게?많은?사람들이?즐겁게?걸을?수?있는?“금수강산길”을?만들지?못하는지?말이다.내가?처음?공주와?인연을?맺게?된?것은?10년?전?쯤으로?거슬러?올라간다.?그때?고려대?체육교육과?교수로?있었던?문익수?선배님이?당시?행정자치부?자전거?활성화?TF팀?위원장으로?활동했다.?그
동지(冬至) 음력 11月5日. 24절기 중 22번째 절기. ‘애동지’란 음력으로 10일전을 말하며, 아이들에게 좋다는 애동지에는 팥죽을 쑤지 않고, 팥떡을 먹는다.“산 중의 겨울은 빨리 오고, 깊어. 이런 동짓날에는 새알이라도 많이 넣어 뻑뻑하게 해야 동지 맛이지”라는 아는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나는 가슴으로 그림을 그려보았다.사찰 처마 밑 풍경이 소리를 내고, 밤이 깊은 산 중의 석등은 밤새 눈길을 인도한다. 팥죽 사이로 둥둥 떠 있는 하얀 새알심이 마치 눈송이 같았다.색과 그 모양, 그 자체가 궁합이고, 음양의 조화다. 어쩌면 그
나는?“2018?평창동계올림픽”은?나와는?먼?이야기인?줄?알았다.?그런데?얼마?전?계룡산?상신마을에서?공주?시내에?있는?“김미경스토리텔링연구소”로?나가는?길에?공주시를?통과하는?“성화(聖火)”를?우연히?만나면서부터?왠지?“2018?평창동계올림픽”이?친근하게?다가왔다.그러면서?“2018?평창동계올림픽”에?대해?큰?관심을?가지게?되었다.?일단,?미국선수단의?참가여부와?일본?아베?총리의?참석?여부,?중국?유커(游客)들의?관심?유발?문제,?북한선수단의?참가?여부?등?미·일·중·북?간의?당면한?문제를?조속히?해결하여?“2018?평창동계올림픽”을?“평화올림픽”으로?개최하는?것이?대한민국이?풀어야?할?최대?과제이다.그러기?위해선?대한민국?국민들이?늘,?그래왔던?것처럼?한?마음?한?뜻으로?“2018?평창동계
연일?영하?10도?안팎의?강추위에도?아랑곳하지?않고?계룡산?깊은?산골짜기에?위치한?“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센터”에는?계속?사람들이?몰려온다.?얼마나?고무적인?일인가.지난?금요일,?나는?아침부터?분주했다.?원광대학교?대학원?학생들과?익산에?있는?세계문화유산?백제역사유적지구에?속해?있는?“미륵사지”의?“유물전시관”을?현장?답사해야?했고,?박사논문?3차?심사를?마무리?지어야?했고,?다시?계룡산?상신마을로?와서?공주?영명고등학교?학생들에게?여성가족부의?청소년?수련?활동?인증?프로그램의?일환으로?“계몽편(啓蒙篇)”?중?“인편(人篇)”을?강의해야?했다.공주?영명고등학교?학생들은?대단히?열성을?가지고?공부에?임했다.?그래서?나는?행복했다.?사실,?오랜?만에?소리?높여?한문?강독을?해야?했기?때문에?목이
12月 7日 대설 (음10.20). 이 때쯤이면 저는 멋진 아버지의 물고구마의 추억이 떠올라 가슴이 따뜻해져옵니다.호밀 농사를 잘 지으셨던 선친께서는 토광에 가을 고구마를 보관하기 위해 호밀짚으로 참 과학적이고 근사하게 저장고를 만드셨지요.쓰지 않는 골방에 겨우내 양식이며 간식거리인 기다란 물고구마. 그 시절에는 고구마가 큰 상품거리는 되지 않았던 시절이었습니다. 대부분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는 모두의 간식이며, 새참 거리였기 때문이지요.이때쯤이면 김장에서 남은 겉절이가 질펀한 단물을 마치 갱엿처럼 몸에 두른 가마솥에서의 물고구마를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훌쩍 와 버린 시간 앞에나는 서 있습니다.보고 싶은 것만을하고 싶은 것만을 원했던 시간 속에서‘하지 말라’는 증표도 있음을 알게 된 세월밀리듯 살았다는 핑계를 대고 싶은‘58’이라는 숫자 앞에서 말입니다.기억이 가물가물 하다는정말 억지였다는 그런 이유로제대로 세월을 그리고 시간을만난 기억이 있었는지를 생각해 봅니다.소설(음력 10월 5일)의 햇살은 통이 큰 창으로 비스듬히 발을 내밀고창에 얼핏 비친 제 모습에 잠깐 시간을 허락합니다.햇살 때문인지, 소설이니 눈이 올 수도 있다는 날씨 때문인지,반짝이는 것은 햇살
그렇다.?하늘이?눈부시도록?파란색으로?가득?물든?그런?날이었다.?11월?21일은?공주에?첫눈이?오기?하루?전날이었다.?마치?가을의?끝자락의?마지막?여행이라는?것을?우리?모두가?직감한?것처럼?아침?일찍부터?서둘러?익산에서?공주로?출발했다.금강에서?불어오는?가을바람을?맞으며?신나게?유네스코?지정?“세계문화유산-백제역사유적지구”인?“공산성”에?도착한?우리는?너나?할?것?없이?즐거운?마음으로?“공산성”을?한?바퀴?돌았다.역시?금강이?한?눈에?내려다보이는?“공산성”은?아름답기?짝이?없었다.?그리고?두?번째?코스인?“세계문화유산-백제역사유적지구”인?“송산리고분군(무령왕릉)”을?자세하게?살펴보았다.모두들?상쾌한?바람을?맞으며?유유자적(悠悠自適)하게?걷는?옛?왕릉의?정취에?푹?빠져?시간가는?줄?몰라?
아마도?2014년?1월과?2월?중?어느?날이었을?것이다.?나는?매서운?바람이?불던?제주도에서?오로지?“제주?해녀”들의?삶과?생활에?대해?조사하기?위해?이쪽저쪽을?기웃거리며?떠돌아다니고?있었다.?그때?마침?“제주시?한경면?고산리”에?위치한?어느?시인?집에서?머무르고?있던?후배가?한번?방문해?보라고?연락이?왔다.나는?부랴부랴?혹시?있을?“제주?해녀”의?단서를?찾기?위해?그쪽으로?급하게?차를?몰았다.?그때는?우리나라가?일본과?예민하게?서로?“해녀”로?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등재를?위해?경쟁하는?국면에?놓여?있었을?때라?나는?시의성([時宜性)을?고려해야?했다.그래서?누구보다도?빨리?“제주?해녀”가?“일본?아마”?보다?훌륭한?점을?찾아야만?했다.?그런?조급한?마음이?계속?나를?동분서주하게?했으며?밥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