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은 연잎에 기대어야연잎은 꽃을 위해 물 위에 떠있어야더 아름답다 연잎은 떨어지는 꽃술을 받아내 또 한 번 연잎 위에서 꽃피게 하는, 연꽃 같은 남자풀꽃문학관 나태주 시인의 아내에게각지에서 찾아오는 여인들을 보면 불편하지 않으시냐 걱정스레 물으면되레 고맙지요 우리 집 냥반 좋아해줘서 저 냥반은 자꾸 출렁여야 돼요 라고 한다화려하지 않고도 한없이 넓고 둥글고 어진 연잎의 여자 날마다연못에 배를 띄우고 노를 저으며주님 뜻대로 하소서 주님 책임져 주소서 한다 무엇을 책임져야 할지는 주님만 아시겠지만 끝없는 기도 속에연꽃 같은 남자가 붉
해빙기인 2월과 3월은 얼었던 산천이 서서히 녹으며 만물이 생기를 머금는 겨울과 봄의 공존 시기이다. 또한, 서서히 찾아오는 봄을 반기며 산에 오르는 등산객들이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하지만, 해빙기 산 속의 상황은 저 멀리에서 바라본 봄기운 머금은 산의 모습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유념해야한다.응달진 부분은 아직 눈과 얼음이 있고, 영상과 영하를 넘나드는 날씨 탓에 땅속과 바위틈 속 수분들은 얼고 녹기를 반복하여 약간의 충격에도 등산로가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낙석이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 실제 2019년 공주지역에서 발생한 87
인력시장에서 바람을 맞던 그가집에서 빵 부스러기나 청소하던 그가다른 곳으로 줄을 옮기고부터는새벽마다 어딘가로 배달되던 그가오늘은 동굴 문을 활짝 열고 들어온다.비릿한 냄새가 확 코로 밀려온다.네모진 난로에 불을 지피자사각의 스크린에서 오색 맛이우르르 쏟아져 나온다.피 묻은 살코기며 빨강 산열매바구니 가득 쏟아 붓던 그가쇠솥의 붉은 녹을 씻어내던 그가화덕에 한참 공들여 불을 붙이던 그가장롱 아래서랍 앞에 쪼그려 앉는다.오래 묵혀 두었던 사냥총을 꺼내윤이 나게 기름칠을 시작한다.흥, 흥, 흥 콧소리 내어가며찰칵찰칵, 사냥총의 방아쇠를
우리가 태어났고우리가 살아왔고또 살아 가야하고죽어서도 묻혀야 할 곳이라 하면이 얼마나 가슴 벅찬눈물 같은 땅이냐 이 땅 즈려 밟고살아가는 사람들이여들판에 자라나는이름 없는 풀 한 포기라도함부로 베지 말자그 풀잎 대궁 속엔우리 아비들의 가련하고 애처로운새벽 날 기침 소리가 들어 있느니 산비탈밭두렁에 뒹굴어 다니는작은 돌멩이 하나라도함부로 건들지 말자지천에 널린 그 돌 자갈 속엔우리 엄니들의 검게 타버린서러운 눈물이 들어 있느니 실개천가 반짝이는작은 모래알 하나라도함부로 밟지 말자그 것은내 할아버지내 할머니들의고단한 삶에 지쳐부서져 뿌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노인 교통사고 비중도 급증하고 있다.충남경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도 충남에서 발생한 교통사망자 307명 가운데 절반을 넘는 152명의 어르신들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특히 노인 보행 중 사망자는 전체 보행 중 사망자 98명의 60%를 차지하고 있다.공주시의 경우 지난해 15명의 교통사고 사망자 중 7명의 노인 사망자가 발생했고, 한 명을 제외한 6명이 모두 보행 중 사고를 당했다.노인들의 경우 걸음걸이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무단횡단을 하다 사고를 당하는
어느 날 문득 학교에 가기 싫다고 그가 떼를 썼다.학생도 아니고 선생이 학교를 안 가면 어찌하냐고달래고 달래 등 떠 밀은 날 그는 사표를 내고 왔다.그 후 내 목소리는 섬에 사는 여자만큼 커져 갔다.귀가 잘 안 통하는 신랑과의 당연한 대화법이니까.그는 투덜거리며 혼잣말을 했고, 나는 그가 듣지 못하는 독백을 했고, 그는 하루 종일 내 붉은 입술만을 읽었고, 나는 자꾸 입 안에 말을 감췄다.하루, 이틀, 사흘, 나흘 음성언어가 사라진 우리 집.닷새, 엿새, 이레, 여드레 아흐레가 되자조금씩 읽히기 시작하는 눈빛, 손짓, 몸짓의 언어들
오직 위로 향하는 그에게서대쪽 같다는 말이 비롯되었다 그는 통이 컸지만자신의 텅 빈 속은 채우지 않았다 비바람 불면 밤새 몸을 뒤척이다밀물 썰물 겨끔내기로 들고나도 마디는 비어 있었다 오뉴월 불덩이 들이차고칼날 같은 북풍이 무릎을 찍어도꽃이든 나무든 하나만 선택해야 했던 휘청거릴 때마다서있는 자리에서 텅 빈 마디마디를 조율하던그 적막함으로 뽑아 올린 마디의 힘저 곧은 품성 불이 꺼져도대빗자루를 엮는 아버지의 아버지들 열꽃 나는 새끼들 이마를 짚어보는 아버지들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이면늦은 밤 그녀의 울음이 홈통을 타고 내려온다 현관에서 알코올 냄새가 진동하고그녀의 울음은 불이 붙어 활활거린다 오늘도 오장육부가 다 타들어가도록희망이 재가 될 때까지 풀썩 주저앉는 소리가 아래층까지 내려앉는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맨몸으로 그 장대비 같은 아픔을 다 맞나이웃들은 그녀의 무른 성품을 말하기도 하였다 암흑의 방에서 계절이 바뀌어도 절망이 자라도어린것들 때문에 이혼도장을 찍지 못하고 장대비에 온몸이 젖어도사람이 변하는 건 사람의 일이 아니라고그녀는 날마다 무릎을 꿇고 손을 모은다
해가 산등성이를 넘어가던 오후바람 한 점 없는 들녘달맞이꽃이 자꾸 제 몸을 흔들어댔다.노란 꽃 이파리 네 개를 거듭 터뜨려댔다.여기도 흔들, 저기도 흔들나도 흔들거리며 그 모습 오래 바라보았다.사방이 깜깜해지도록그 모습 바라보다가 집에 오면어머니는 밥 짓다 말고마루에 앉아 소주를 마셨다.달빛이 너무 이뻐서야.아그야, 너도 요기 좀 앉아 보그라.엄니, 동네 사람 보면 챙피하니께얼른 안방에 들어가셔유.어머니 몸속에도 바람 한 줄기 있어스스로의 탄력으로 퐁퐁 꽃 피우길 바라며어머니 몸을 마구 흔들던 기억!내 몸을 흔들어 줄 딸은 시집가고
풍요와 다산, 지혜를 상징한다는 경자년 설날이 새로 밝은지 4일이 지났다. 경자년에 남은 날이 앞으로 360여일이나 될 것이니, 이제 나흘밖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에서는 벌써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오가곤 한다.그런 말을 쓰는 사람들은 아마도 설날에 무언가 새로운 목표를 세웠는데, 이제 4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을 소홀하게 되었거나, 이미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말로 들린다.예컨대 건강을 위해 금연이나 금주를 하겠다거나 매일같이 만보이상 걷겠다든지, 아니면 매일 매일 절약을 해서 저축
새해의 꽃꽂이한 토막의 나무로꽃시장에 나온 대나무푸르고 곧게몸소 가르침으로나오셨으니내 한해의 끝은 늘 허전해꽂아 보는 새해댓잎이 지기도 전에그 복된 말씀또 어느 귀퉁이로 분해될까내 마음의 숲길엔댓바람만 무성하지만한 마디 한 마디 올리면어느 날 푸른 숲 될지도.
어망 속에새끼붕어 몇 마리 잡아 놓고기다림이 지루했다 순간찌가 사라지고줄을 당기는 팽팽한 힘수면을 차고 오르는 대물 빠르게 낚아채다 줄이 끊어지고유유히 물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놓친 물고기가 더 커 보이듯잃어버린 사랑이 선명하다 놓친 것은 모두 화석이 된다
햇살 고즈넉한들길 따르면내 비로소귀 트이는데음~~사방이 흘러가는 소리구름도 바람도 햇빛도들꽃도 잡풀도돌고 도는 소리로알알이 익어가는 소리이명도 이제내 몸이구나내 몸이 들의 소리를 듣는구나내 몸이겸손해졌구나.
무엇이 그리 그리워수시로 남포등 켜 들고산날망 올라‘거기 누가 오나’산짐승 부스럭거림에 응답하다머리털 솟구쳐 가며마중 나오던타박타박 이 십리 길 걸어큰집 가던 날어쩌다 우리들 만나면‘등에 업혀라,다 헤진 고무신에 발 미끄러지며산길 걷던봄이면 고사리 짚으로 묶고가을엔 송이버섯 몇 개 나뭇잎에 싸 들고겨울이면 다 터진 감 홍시 고염을양푼에 담아광목치마 꺼내 입고읍내 장날우리 집에 오시던‘시인’이란 말도한글도 해독 못한 큰어머니 탈상 날소지 종이와 함께영영 이 세상을 벗어나는데고개 들어 산날망 쳐다보니남포등 든 환영 나타나‘거기 누가 오
화분에서 비집고 나온바랭이 풀과 괭이밥을 뽑으려다 멈춘다 하고 싶은 말을입안에서 수없이 되풀이하다끝내는 하지 못하고 돌아섰던 날처럼 내 안의 상처를 다독이는 것나의 슬픔을 수없이 핥아 내는 일 어느 날마음에 보잘 것 업는 꽃이라도 피게 되면 안다 삶이 하찮아도마음의 일이란 것 하찮아 보이는 것들도어딘가에서 꽃이 되기도 한다는 것
이렇게도 발갛고둥글게 뜨겁구나아름답구나. 내 몸은 성배 순으로 풍덩 매일 죽고풍덩풍덩 다시 태어난다. 바닥의 바닥을힘껏 차올라어제보다 높이 솟구친다. 연오랑을 찾아가는 세오녀처럼하늘의 중심을 향해 가는아폴론의 마차처럼.
당신은 시 쓰는 여자가 좋다고 했다시 쓰는 여자는 바람의 상처가 많다는 걸 모르고 하는 말이다시 쓴다고 골방 구석에 처박혀 있으면당신은 빨래도 개고 시상(詩想)의 목마름을 달래라고 물도 떠다 준다좋아하는 TV 볼륨도 줄이고 라면도 혼자 끓여 먹는다그런 당신이 내가 강의하러 간다면 쳐다보지도 않는다나는 어쩔 수 없이 시를 써야 하는 여자
공주시민이 가장 바꾸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공무원’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세금으로, 자신을 위해 일해야 하는 사람을 가장 바꾸고 싶다고 하는 것이다.이런 사실을 공주시 공무원들은 알까? 잘 알아야 하겠지만, 만의 하나 잘 모른다면 반드시 알아야 한다. 내 몸속의 병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고치던지, 말던지 할 것이 아닌가.그렇다면 공주시민은 그 많은 것 중에 변화의 대상으로 공무원을 1순위로 꼽았을까? 아마도 공무원들의 마인드와 그들의 고용주인 시민을 대하는 태도 때문일 것이다.공무원은 시민의 봉사자이어야 한다. 한데,
베란다 구석진 자리나와 닮은 선인장가녀린 어깨 위삶의 무게 내려앉았다 힘든 하루하루 이겨내는연습 없는 생애안쓰러운 눈길로 서로를 위로한다 딸린 식구 보살핌에잠시도 허리 펴지 못하는 신세북풍한설 물아 치는 날억새 울음소리마저 구슬프다 봄은 언제 내게 오려나.
공주시의 2020년 새 해 업무보고회가 지난 3일 오전10시부터 7일 오후 5시 10분까지 공주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있었다.다른 때와는 달리 올해에는 내부 공무원들끼리 업무보고회를 하지 않고, 모든 일정에 공주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들이 참석하였고, 보건소와 농업기술센터 업무보고 시에는 농업농촌혁신발전위원회 위원들도 참석하였으며, 보건소와 농업기술센터 외의 모든 부서 업무보고 시에는 공주시 신바람 시민소통위원회 위원들도 참석하였다.이번의 업무보고회는 기획팀에서 제시한 것으로 보이는 일정한 체계와 서식에 따라 3개 담당관, 3국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