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당”에서 지관 박재상은 명당을 통해 나라를 쥐락펴락하려는 장동김씨(신 안동김씨)의 음모를 막으려다 오히려 가족을 모두 잃는다.복수를 결심한 그는 몰락한 왕족 흥선군을 만나 가야산 아래 가야사 석탑 자리가 명당이며, 조상의 묏자리를 쓰면 2대에 걸쳐 왕이 나온다는 ‘2대 천자지지(天子之地)’를 알려준다.흥선군은 이미 쇠퇴한 가야사를 모두 불태우고, 그 자리에 연천에 있던 아버지 남연군의 묘를 이장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흥선대원군의 아들과 손자가 왕이 되니 고종황제와 순종황제다.명당(明堂)의 본래 뜻은 천자나 임금이 신하들에게
딸아이와 함께 예산 수덕사를 갔다. 일주문을 지나 산비탈 왼쪽으로 조각상들이 전시되었다. 전시된 조각상 가운데 유독 내 어릴 적 모습을 한 조각상이 서 있었다.키를 뒤집어쓰고, 소금 대접을 들고 있는 오줌싸개 조각상은 어쩜 어릴 적 나를 그렇게 닮았는지? 감상에 빠져든다. 아니 대부분 50~60년대에 태어난 남자들은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오줌싸개는 오줌을 가릴 줄 알면서도 실수로 오줌을 싼 아이를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다.낮에 한없이 뛰어놀다가 저녁 식사를 마치자마자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잠에 떨어진다. 어머니가 깨
여름철에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삼복더위에 건강하십니까?’라는 인사말이다. 더위가 한창일 때 자칫 건강을 잃을 수 있다.사람들이 여름철에 입맛이 잃고, 기운이 없으면‘더위를 먹었다’라고 한다. 이때 우리 조상들의 치료 약은 아침 이슬을 머금은 익모초를 뜯어 즙을 내어 마셨다.예전에 어머니가 해 주시는 익모초즙을 마셨는데 그 독한 쓴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입가심은 오이로 해야 한다고 하셔서 오이를 뚝 따서 계속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는 다시는 먹지 않았다.여름철 삼복더위는 초복, 중복, 말복을 말한다. 삼복은 중국 진(
선풍기나 에어컨이 나오기 전까지 부채는 더위를 쫓는 최고의 도구였다. 부채는 ‘부치는 채’란 말을 줄여서 부채가 되었고, 한자로‘선(扇)’이라고 한다.선(扇)은 지게문 호(戶)와 깃 우(羽)로 이루어졌는데, 지게문 호(戶)는 부채가 편평한 것을 나타냈고, 깃 우(羽)는 바람이 나도록 깃털을 엮어 만든 것을 말한다. 또한 선(扇)은 끝이 둥근 모양을 말한다.어릴 적 여름철이 되면 어머니는 지난해에 쓰던 부채를 꺼내, 종이로 때워 부치는 등 수리를 했다. 그리고 가장 크고 튼튼하고 넓적한 부채를 할머니께 드렸다.장날에 부채를 사기도 했
음력 5월 10일 내리는 비를‘태종우(太宗雨)’라고 한다. 이날은 조선의 제3대 왕인 태종대왕의 기일이다.태종은 상왕으로 있으면서 승하하기 며칠 전부터 식음을 전폐하고 땡볕 아래에서 하늘에 비를 내려 달라는 기도를 했다. 승하하던 날 비가 내렸고, 이 비는 매년 음력 5월 10이면 내렸다고 한다.모내기를 끝내고 6월 하순쯤부터 우리나라 천기를 볼 때 장마가 시작되는 시기다. 장마는 7월 하순까지 근 한 달간 많은 비를 뿌린다. 이때 내린 비로 일 년간의 식수와 농업용수로 쓰인다.‘장마’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한자‘길장(長)’의 우리
오늘은 음력 5월 5일은 단오날이다. 순우리말로‘수릿날’이라고 한다. 동, 서, 남, 북, 중앙의 다섯 방향 즉 오방이 두 번 겹쳤으니 일 년 중 양의 기운이 가장 센 날이다. 또 이날 해가 하늘의 한가운데 오는 날로‘천중절’이라고도 한다.수리는 곧‘수레’를 의미한다. 우리 조상들은 둥근 수레바퀴는 인간과 하늘을 연결해 주는 연결고리였기 때문에 매우 중요시했다.예전에 단오는 설날, 한식, 추석과 함께 한국의 4대 명절이었다. 명절에는 떡을 먹었다.설날은 가래떡, 추석은 송편이며, 단오는 쑥떡이었다. 수리취떡도 많이 해 먹었다. 쑥은
논어(論語)의 잘한(子罕) 편에 “자절사(子絶四) 무의무필무고무아(毋意毋必毋固毋我)”라는 문장이 있다.“공자는 네 가지를 하지 않았는데, 사사로운 의견이 없고(毋意),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없고(毋必), 고집을 피우지 않았고(毋固), 내가 아니면 안 된다(毋我)는 것이 없었다”라는 말이다.공자가 살면서 왜 이런 네 가지를 하지 않았을까? 사람의 말과 행동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자신이 옳다고 주장해도 다른 사람에게는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군자는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됨을 말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블루투스(Bluetooth)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거리를 걷다 보면 대부분 청소년은 선 없는 이어폰을 끼고 생활하고, 바쁘게 사업하는 사람들은 걸려오는 전화를 일일이 휴대폰으로 받을 수 없어 블루투스 이어폰을 이용하여 전화를 받는다.블루투스는 근거리‘무선통신기술’을 일컫는데 개인용 컴퓨터, 프린터, 전화, 팩스, 이어폰, 헤드폰, 스피커, 휴대전화 등의 기기는 물론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도 10~100m 이내의 거리에서 무선으로 연결해 주는 무선 인터페이스 규격을 말한다.사물인터넷(IOT)이 활성
공주는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도시다. 지난 18일 ‘우금티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공주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2015년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이 지정되었고, 2018년 마곡사가 등재되었다.또 2012년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는데 이때 ‘공주 아리랑’도 함께 등재되었다.2017년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소장 유물인 충남 유형문화재 제222호, 마지막 조선통신사 ‘김이교 선생’의 유물 가운데 ‘신미통신일록’이 유네스코 세계기록
전통가요 중 ‘찔레꽃’이 있다. 1942년 백난아 선생이 부른 노래인데 지금도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노래다.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자주 고름 입에 물고 눈물 젖어/ 이별가를 불러 주던 못 잊을 사람아고향과 헤어진 사람을 그리워하는 노래다. 나라 잃은 슬픔의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이 노래 3절에는 ‘연분홍 봄바람이 돌아드는 북간도 아름다운 찔레꽃이 피었습니다’로 시작하는데 삶의 무대가 북간도임을 알 수 있다. 그러니 고향과 헤어진 사람이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가슴이 먹먹해진다.찔레
가정마다 거실 또는 방에 그림이 한 점씩 걸려있다. 그림은 방안을 장식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지만, 집주인의 성품을 잘 알 수 있다.옛날 선비들은 고귀한 기상을 중시하였다. 어떤 경우라고 굽히지 않는 정신, 바른말을 꼭 해야만 직성이 풀렸다.그래서 선비의 집에는 사군자를 주제로 한 그림을 족자로 만들어 걸었다. 매란국죽(梅蘭菊竹)은 각기 다른 뜻이 있으면서, 군자의 정신을 잘 나타내고 있다.눈 속에 피어도 매화는 향기를 팔지 않고, 난초는 척박한 곳에 살아도 고고하며, 국화는 찬 서리에도 꽃을 피우는 인고의 상징이고, 대나무는 사철
다가오는 5월 11일은 동학농민혁명기념일이다. 동학은 그 교지가 하느님을 내 마음속에 모신다는 시천주 신앙에 기초하여 보국안민과 광제창생을 내세운 민족적 종교였다.교주 최제우는 서학(천주교)에 대항하여 철종 4월(1860)에 도를 일으켰고, 2대 교주 최시형을 거쳐 3대 교주 손병희 때 천도교로 개칭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나라에서는 백성을 혹세무민한다는 이유로 교주 최제우와 그 추종자들을 처형하였다. 최제우 순교 후 2대 교주가 된 최시형은 지하에서 동학 포교에 힘썼으며 동학의 경전인‘동경대전’을 간행하여 교단 정비에 노력하였다
분노의 둥근 아랫배에는들끓는 쇳조각 가득 차 있다 함부로 건드리지 마라분노의 부푼 옆구리갑자기 안전핀 뽑힐 수 있다 터지고 싶지 않다광장의 들뜬 사람들더는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중얼대는 분노의 눈망울에는시린 절망, 그렁그렁 고여 있다.
택리지는 조선 후기 영조 때 이중환이 쓴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을 소개한 우리나라 최초의 인문지리서다.원제는 ‘사대부가거처(士大夫可居處)’이며, 전국 팔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전설, 인심, 산수와 명승까지 소개되어 많은 사람이 즐겨 읽었던 베스트셀러였다.그 이유는 이본(異本)이 무척 많다는 것이다. 즉 많은 사람이 필사했다는 것은 당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이중환李重煥(1690~1756)선생은 숙종 때 태어나 영조 때까지 62세를 살았으며, 택리지에“사송정이 곧 우리 집이다.”라는 구절 때문에
과학 시간에 아이들과‘혼합물의 분리’에 관해 공부했다. 벌써 20년 전인 것 같다. 분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알갱이 크기에 따라, 자석에 붙는 성질에 따라, 물에 뜨고 가라앉는 성질에 따라, 물에 녹는 성질에 따라 등등 그때 나는 아이들과 실험을 통해 혼합물을 분리했다.실과시간에는‘모내기’라는 단원이 있었는데, 충실한 종자 볍씨와 쭉정이를 가려내는 방법을 공부했다.볍씨가 담겨있는 큰 다라에 물을 넣은 다음 소금을 넣어 감자나, 달걀이 뜨는 정도를 맞춰 볍씨를 가려내는 방법이었다. 조상들은 이렇게 과학적인 방법을 어찌 알아냈을까? 생
어릴 적 금학동에 살았다. ‘하선다리’ 위쪽 동네와 양지마을 주변에 뽕나무가 많이 심겨 있었다.우리 동네는 누에를 치는 집이 없어서 뽕나무밭은 없었지만, 지금의 시청 옆에 충청남도 잠종장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해마다 봄이면 공주교육대학교 앞 제민천 개바위(비룡犬의 전설이 설인 곳) 아래 물이 깊은 곳에서 아줌마들이 섶(누에가 올라가 고치를 짓도록 만든 틀)을 깨끗이 씻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집집이 잠실(蠶室)에 상다리(양쪽에 나무를 세우고 층을 만들어 누에를 칠 수 있도록 세우는 사다리)를 설치하고 짐박(누에채반)을 그 사이사이에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 중의 하나가 순댓국이다. 외국에 나가 오랫동안 생활한 사람들이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이 깍두기에 곁들인 순댓국이라고 한다.겨울철 “후후” 불며 먹는 순댓국은 그 맛이 아주 일미다. 순댓국은 돼지를 잡은 부산물로 만드는 서민 음식으로, 전통시장 통로에 많이 있었으나 요즘은 도심 곳곳에도 순대 국밥집이 많이 생겨났다.순댓국의 간은 새우젓으로 해야 맛이 좋다. 물론 소금으로 해도 되지만, 깊은 맛은 역시 새우젓이다.또 새우젓과 돼지고기는 서로 궁합이 아주 좋다. 돼지고기는 단백질과 지방인데, 새우젓에는 이 단백질
아주 오래전 아기를 빨리 재우는 경연대회가 미국 뉴욕시에 있는 카네기홀에서 열렸다고 한다.대회 날짜가 임박해 오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들이 속속 뉴욕시로 몰려들었다.유명세에 걸맞게 악단까지 대동하고 오는 가수들이 많았고, 의상도 화려했다.드디어 경연대회가 시작되었다. 첫 번째 이탈리아 자장가 가수가 나왔다. 모차르트의 자장가를 불렀다.“잘 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새들도 아가 양도 다들 자는데 달님은 영창으로….” 아무리 멋지게 불러도 아기는 “에행! 에행!”하면 발버둥을 치며 더 신나 흥얼거렸다. 이렇게 첫 번째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백두대간, 정간, 정맥이라는 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일부 뜻있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산의 줄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오다가 2005년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이 개정 시행되면서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 산줄기에 관심을 끌게 되었다.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두류산-금강산-설악산-태백산-소백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큰 산줄기를 말하며 우리나라 땅의 골격을 이루는 거대한 산줄기의 옛 이름이다.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영산(靈山)으로 모든 산줄기와 물줄기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백(白)자가 들어가는
‘샘’과‘우물’은 뚜렷한 차이가 있다. 샘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우물은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다.‘샘(泉)’은 비가 토양에 스며들어 암석을 통과하여 들어가 고여있다가 밖으로 솟아 나오는 것을 말하는데 ‘새암’, ‘시암’, ‘샘터’라고도 한다.반면 우물을 맨땅을 깊게 파고 들어가 물이 괴게 하는 토정(土井)과 바위틈 사이로 솟거나 흐르는 물을 괴게 하는‘석정(石井)’이 있다.샘물은 바가지로 뜨면 되지만, 우물물은 두레박을 많이 사용했다. 두레박을 던져 끌어 올리다가 나중에는 도르래를 달아 쉽게 끌어 올렸다.어릴 적 우리 집은